이랜드그룹의 유통 계열사인 이랜드리테일이 최근 들어 800억 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이랜드그룹은 공격적으로 사업부문을 확대하고 있어 재무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5일 업계에 다르면 이랜드리테일은 지난달 백화점 3곳을 담보로 사모사채(만기 3년)를 발행해 500억 원을 조달했다. 이랜드리테일은 지난달 27일에도 300억 원 규모의 1년6개월 만기 사모사채를 발행했다.
이랜드리테일은 이번에 담보부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한 500억 원 가운데 350억 원을 은행대출금을 상환하고 나머지는 운영자금으로 쓸 것으로 알려졌다.
이랜드리테일은 이번에 담보를 제공하면서 자체 신용도 ‘BBB+’보다 한단계 높은 신용등급 ‘A-’로 받아 발행금리를 연 4.35%로 낮췄다. 3년 만기 회사채 연평균 금리인 5.49%보다 1%포인트 이상 낮아져 이자부담을 큰 폭으로 줄인 것이다.
이랜드리테일은 그동안 신용등급이 낮아 2011년 10월부터 최근까지 만기 2년 이하의 단기 회사채만 발행해 왔다. 이번에 담보를 제공해 장기 회사채 발행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랜드리테일의 단기차입 의존도는 여전히 높다. 이랜드리테일의 만기 1년 이하 단기성 차입금은 지난 6월 사상 처음 1조 원을 넘어섰다.
이는 2010년 단기 차입금 4161억 원보다 4년 사이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랜드리테일의 전체 차입금 1조3209억 원 가운데 단기성 차입금 비중도 80%에 육박하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은 2004년 이랜드그룹에 편입됐다. 사실상 그룹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역할을 하는 핵심 계열사로 아울렛 27곳과 NC백화점, 2001아울렛 등 점포수가 50여 개에 이른다.
이랜드리테일의 주요 사업부문은 의류 유통으로 현금창출력이 높다. 하지만 잇따른 사업확장과 그룹 계열사들에 대한 직간접적 자금지원으로 재무구조가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랜드리테일은 송도 복합시설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11년 11월 인천지하철 1호선 인천대입구역 인근 1만9587㎡의 부지에 오피스, 백화점, 호텔, 영화관 등을 짓는 대규모 복합시설 개발 사업이다. 이랜드리테일은 지난 6월 초 건축인허가 절차에 들어갔다.
이랜드리테일은 지역 유통상권에도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지난해 인천에 최대 규모의 테마쇼핑몰 NC큐브 커넬워크점, 광주와 전주에 NC웨이브 등 트렌드를 주도하는 고객 특화형 쇼핑몰을 잇따라 선보였다.
이랜드리테일은 2017년 개장을 목표로 오는 12월 둔산 NC쇼핑센터 착공을 앞두고 있다. 또 지난해 인수한 포항의 인터밀라노 건물을 쇼핑몰로 탈바꿈시키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은 주력사업부문에서 확대전략을 펼치는 동시에 계열사들의 돈줄 역할도 하고 있다.
이랜드그룹이 2012년 인수한 여행전문 계열사 투어몰의 경우 지난해 영업손실 10억2300만 원을 기록해 3년 연속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투어몰 지분 100%를 갖고 있는 이랜드파크가 올해만 7차례 자금을 빌려줬다.
하지만 이랜드파크도 자금사정이 좋은 편은 아니다. 결국 이랜드리테일은 올해 들어 만기연장을 포함해 572억 원을 이랜드파크에 지원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랜드리테일은 신규출점 및 점포 개보수를 계획하고 있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여기에 계열사들 자금지원 등으로 재무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이런 우려에 대해 “이랜드리테일은 국내 유통회사 가운데 가장 많은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최대 유통기업이면서 동시에 아울렛시장의 독보적 1위 기업”이라며 “추가적인 투자가 없다면 차입금 상환 여력이 충분한 만큼 재무안전성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