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의장에게 카카오 기업공개(IPO)는 여러 측면에서 대박이다. 카카오가 상장하게 되면 김범수 의장은 이해진 네이버 의장보다 주식가치 면에서 앞선다. 또 IPO로 확보한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카카오톡 해외진출에도 박차를 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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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
이석우 카카오 대표는 24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4에서 내년 5월 예정된 기업공개 주간사에 대해 “아직 미국업체나 한국업체나 계약서에 사인을 안 했기에 발표를 못하고 있지만 선정 마지막 단계”라고 말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카카오 기업공개 주간사로 모건스탠리와 삼성증권이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이 대표는 “국내와 해외에서 각각 1개 업체씩 선정하는 이유는 국내 물량을 해외에 판매해야 하는데 그럴 때 해외 주간사가 있는 게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각에서 제기된 해외증시 상장설에 대해 “현재로써는 전혀 계획이 없다”고 못 박았다. 현재 카카오는 코스닥과 코스피 중 한 곳에 상장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가 국내증시에 상장하게 되면 최대 5조원까지 기업가치를 평가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말레이시아 버자야그룹은 카카오 임원이 내놓은 지분을 주당 9만원씩 매입했다. 주당 9만원을 기준으로 할 경우 카카오의 시가총액은 2조원 정도다.
하지만 올해 매출을 끌어올리고 상장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다면 최대 5조원까지 형성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시가총액 5조원은 코스피 기준 50위권, 코스닥 기준 1위에 등극할 수 있는 규모다.
카카오가 이런 대박을 치면서 상장되면 김범수 의장은 이해진 네이버 의장을 제치고 자수성가형 주식부자 1위 자리에 오르게 된다. 카카오 측에 따르면 카카오의 지분은 김 의장 29.9%, 아이위서비스 23.7%, 텐센트 13.3%,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5.6%, 벤처투자자와 우리사주 포함 기타 27.5%로 구성된다. 아이위서비스 지분 100%를 김 의장이 보유하고 있어 실제 김 의장의 지분율은 53.6%에 달한다.
김 의장의 주식가치는 카카오가 시가총액 5조 원으로 평가받을 경우 2조6800억 원에 이른다. 이해진 네이버 의장의 주식가치 1조 원의 두 배가 넘는다. 국내 주식부자 전체 순위에서는 지난해 9월 기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11조4306억 원),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6조8455억 원),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2조8058억 원)에 이어 4위를 차지하게 된다.
카카오가 기업공개를 통해 막대한 자금을 확보하게 되면 카카오톡의 해외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톡은 현재 왓츠앱이나 위챗, 라인에 비해 자금력이 달려 일부 국가에만 진출하고 있다. 카카오에 투자한 해외기업으로는 중국 텐센트홀딩스와 말레이시아 버자야그룹이 있다. 카카오는 아직 시장을 선점한 메신저가 없는 말레이시아,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장 진출을 겨냥하고 있지만 위챗의 공세가 만만치 않은 상태다.
IT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는 국내에서는 메신저 시장 1위이지만 해외에서는 아직 네이버의 '라인'과 중국 텐센트의 '위챗' 등에 의해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며 "상장 후 자금이 들어오면 정체된 국내 시장을 넘어 좀 더 큰 해외시장 공략에 힘을 실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카카오는 현재 서비스 다각화를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데 집중하고 있다. 카카오톡은 게임, 기프티콘, 광고, 음악, 뉴스 서비스에 이어 금융 서비스를 도입해 종합플랫폼으로 거듭나는 중이다. 카카오는 신규 서비스를 도입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고 그 수익을 해외시장 공략에 투자해 해외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을 확인 시켜 줄 수도 있다.
카카오톡은 국내에서 가입자 수가 5000만 명에 육박해 내수 가입자 수는 이미 포화상태다. 해외시장 진출로 지난해 7월 가입자수가 1억 명을 돌파했지만 현재 가입자수는 1억3000만 명으로 가입자 수 증가속도가 더뎌지고 있다. 카카오톡이 극복해야 할 과제다.
카카오톡에게 해외 가입자 유치는 미래 사활이 걸린 문제인 만큼 해외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을 증명하는 것이 곧 기업가치 평가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카카오 측은 기업공개에 대해 “급하게 추진하지 않고 해외사업 등을 통해 가능성을 넓혀 제대로 된 가치를 평가받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