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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완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
박완수 인천국제공항공사 신임사장의 어깨가 무겁다. 7개월 동안 비어있던 자리에 앉고나니 산적한 할 일이 눈앞에 들어온다.
특히 국제공항의 경쟁력을 나타내는 중요지표인 환승률이 계속 떨어지고 있지만 마땅한 대응책이 없는 상황이다.
곧 시작될 은행·환전소 운영사업자와 면세점사업자 입찰도 과제다. 은행·환전소 운영사업자 입찰은 생각보다 흥행이 저조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면세점사업자 입찰은 정부의 중소중견기업 육성정책과 대기업의 이해관계가 엇물려 있는 민감한 사안이다.
박완수 사장은 공항이나 항공 관련 경험이 전혀 없는 비전문가다. 산적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관심이 쏠린다.
박완수 사장은 취임 당시 “처음부터 전문가는 없다”며 “인천공항에 간부들이 있고 평생 공직에 운신한 경험이 있기에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 15%대로 떨어진 환승률
박완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지난 7일 취임했다.
박완수 사장은 취임식에서 “진정한 글로벌 허브공항이자 국민에게 신뢰받는 인천국제공항공사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천공항은 현재 허브공항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환승률이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15일 국토교통부와 인천국제공항공사등 따르면 올 9월까지 인천공항의 환승객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6% 줄어든 556만6364명을 기록했다. 20%에 이르던 환승률은 9월 15.5%로 떨어졌다.
가장 크게 줄어든 환승객은 일본과 중국 환승객이다. 일본과 중국이 적극적으로 승객을 유치하기 시작하면서 환승률이 크게 줄었다.
일본은 2020년 동계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하네다공항에 국제선 노선을 증설하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일본 하네다공항의 운항거리 제한이 완전 폐지되면서 유럽·중동·미주·아시아 27개 도시 국제선 운항이 모두 허용됐다. 그뒤 인천공항 환승률이 15%대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이언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따르면 올 4월부터 9월까지 일본 환승객은 23만769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5만7032명보다 2만 명 가까이 줄었다. 인천국제공항은 지난해 9월부터 올 8월까지 줄어든 일본 환승객 수를 10만 명 정도로 보고 있다.
중국 제2베이징공항이 완공되면 인천공항의 환승률은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환승객이 줄면 인천공항은 공항 내 면세점 등 상업시설의 매출도 장담할 수 없다.
환승률은 허브공항의 가장 중요한 지표다. 경쟁력 있는 공항의 환승률은 대략 30~40% 정도다. 독일 프랑크푸르트공항의 환승률은 42%고 싱가포르 창이공항은 31%, 일본 나리타공항은 21%에 이른다.
◆ 은행과 면세점 입찰도 과제
인천국제공항 은행·환전소 운영사업자 입찰도 곧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은행들이 수익성 악화로 점포를 줄이는 추세인 데다 과당경쟁으로 입점비용이 급증하면서 입찰에 참여하는 은행이 생각보다 적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은행권에 따르면 2007년 입찰제안서를 냈던 IBK기업은행과 농협은행은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합병논의가 진전되고 있는 만큼 두 은행 모두 참여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흥행이 저조하면 그만큼 임대료 수입도 줄어들게 된다. 원래 올해 초 진행될 예정이었던 입찰에 현재 입점해 있는 4개 은행 외에 기업은행과 우리은행, 농협이 참여의사를 밝혀 은행당 임대료가 200억 원을 넘을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연매출이 2조 원에 이르는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도 앞두고 있다. 현재 들어와 있는 호텔롯데의 롯데면세점과 호텔신라의 신라면세점은 신임사장의 성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기에 신규진출을 노리는 신세계그룹이나 한화그룹 등 다른 대기업들도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중소중견기업을 위한 별도매장과 입찰이 진행될 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 대책으로 지방 면세점을 대기업과 관광공사 대신 중소중견기업이 운영하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박완수 사장이 2018년부터 가동되는 제2여객터미널에 맞춰 사업권역을 어떻게 나눌지도 주목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