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중국에서 이번 사드보복 고비만 넘기면 장기적으로 판매를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 완성차회사들이 판매를 늘리면서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중국차와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말도 나왔지만 신공장과 신차제품군을 발판으로 판매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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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원희 현대자동차 사장(왼쪽)과 박한우 기아자동차 사장. |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이 12일 “중국 완성차회사들이 경쟁력을 키워 글로벌 완성차회사 가운데 인지도가 낮은 현대차와 기아차의 점유율이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며 “하지만 중국의 정책효과로 중국 완성차회사 판매를 늘린 것이지 제품경쟁력을 키웠다는 것은 오해”라고 분석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중국에서 사드배치에 따른 반한감정이 커지면서 3월부터 판매량이 크게 줄었다. 두 회사가 낮은 브랜드 이미지 때문에 판매감소폭을 키웠다는 지적도 받았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5월 중국에서 지난해 5월보다 65% 줄어든 5만2485대를 팔았다. 사드 후폭풍이 본격화한 3월부터 매달 50~60%대의 판매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중국 완성차는 5월 판매를 늘렸다. 특히 지난해 5월보다 67%나 판매를 늘린 지리자동차를 필두로 중국 완성차회사의 5월 판매량은 7.5% 증가했다.
하지만 중국 완성차회사의 선전은 오래가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연구원은 “중국정부가 현지 완성차회사의 판매를 끌어올린 정책적 지원은 점차 줄어들면서 중국 완성차회사는 하반기들어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며 “올해 들어 1.6리터 이하 소형차 소비세 인하폭이 줄어들었고 반부패 단속이 약화하면서 고급차 수요도 정책시행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봤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중국에서 신규공장 가동을 정상화하고 적극적으로 신차를 투입하면서 장기적인 성장동력을 마련한 것으로 분석됐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올해 하반기에 중국에서 새 ix35, 중국형 쏘나타 뉴라이즈, K2크로스, 페가스 등의 신차를 출시한다. 또 현대차는 올해 안에 충칭5공장을 가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연구원은 “현대차가 2012년 중국에서 3공장을 가동한 이후 오랫동안 신규공장 허가를 받지 못해 모델 노후화가 심화됐던 것”이라며 “하지만 4, 5공장 증설로 향후 1~2년 동안에 제품군 가운데 50% 가량이 신차로 채워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현대차는 중국 서부 거점지역인 충칭에 5공장을 지으면서 서부지역에서 판매를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사드보복 여파로 올해 중국판매 목표를 달성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올해 중국에서 각각 125만 대, 70만 대 등 모두 195만 대를 팔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올해들어 5월까지 현대차와 기아차의 누적 중국판매량은 38만 대 수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나 줄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