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그룹이 생활용품브랜드 ‘모던하우스’ 매각도 추진하며 재무구조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잇딴 브랜드 매각으로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지만 신용등급 하락으로 늘어난 금융비용을 줄이는 게 우선이라고 보고 당분간 재무구조 개선에 주력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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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 |
17일 이랜드그룹에 따르면 이랜드파크에서 하고 있는 외식사업을 MBK파트너스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데 이어 모던하우스 매각도 검토하고 있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좋은 조건으로 글로벌 회사로부터 인수제안이 오고 있어 MBK파트너스를 비롯한 다수와 얘기 중”이라고 말했다.
모던하우스는 이랜드리테일에서 운영하는 생활용품 전문점이다. 가구나 주방용품, 욕실용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 1996년에 1호점을 열었고 현재 전국에 모두 54개의 매장이 운영되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이 각 사업부별로 매출과 영업이익을 따로 공개하지 않아 매출과 영업이익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랜드그룹은 2015년 5월 중국에 첫 모던하우스 매장을 연 뒤 지난해 2월 홍콩에도 진출했다. 해외사업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점쳐졌으나 매각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랜드그룹은 지난해부터 알짜사업을 잇따라 매각하고 있다.
현재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이랜드파크 외식사업의 경우 이랜드파크 매출 85%가량이 나오는 곳이다. 현재 운영 중인 외식 브랜드만 애슐리와 자연별곡, 수사 등 모두 20여 개에 이른다.
이랜드파크는 지난해 영업손실 130억 원을 봤는데 대부분 레저사업에서 나온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기업에 매각한 티니위니 역시 매년 영업이익 1천억 원가량을 꾸준히 냈던 사업이다.
이랜드그룹은 또 여성복 브랜드 ENC의 판권을 매각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NC 역시 글로벌 회사로부터 먼저 인수제안이 들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랜드그룹이 재무구조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돈을 벌 수 있는 역량 자체가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신용평가업계의 한 연구원은 “이랜드그룹이 잇따라 브랜드를 매각하면서 차입금이 감소하고 유동성 위험은 줄어들고 있지만 그만큼 이랜드그룹의 단기적인 현금창출능력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랜드그룹은 사업 자체에서 오는 손실보다 신용등급 하락으로 늘어나고 있는 금융비용이 더욱 큰 문제인 만큼 당분간 재무구조개선에 주력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보유한 브랜드가 워낙 많아 일부 브랜드를 매각한다고 해도 전체 경쟁력이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금융비용을 줄이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랜드그룹이 대규모 투자를 진행했던 호텔과 레저사업에서 여전히 적자를 내고 있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강철구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이랜드파크 레저부문의 열위한 사업경쟁력으로 자금소요가 지속되고 있다”며 “호텔부문은 열위한 브랜드력과 비우호적인 사업환경으로, 콘도는 시설경쟁력 부족으로 대규모 영업손실이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랜드그룹은 2020년까지 호텔과 레저사업에서 연매출 5조 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2014년 제주에 켄싱턴제주호텔을 열었고 지난해 사이판 팜스리조트를 켄싱턴호텔로 재단장해 문을 열었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호텔과 레저사업 사업은 그룹에서 미래사업으로 키우고 있는 사업”이라며 “사업 자체에서 오는 손실폭은 그리 크지 않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