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원전수출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국내 전력판매사업의 수익성 둔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원전수출 등 사업다변화를 통해 한국전력의 새로운 성장동력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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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 |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은 재연임이 확정된 21일 세종시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영국의 원전 컨소시엄인 뉴젠 인수와 관련해 부채와 자본 등 매각구조가 정해지면 인수전에 가장 먼저 뛰어들겠다”고 밝혔다.
한국전력은 그동안 일본 도시바의 뉴젠(뉴제너레이션)프로젝트 지분을 인수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후보로 지목돼 왔지만 공식적으로 참여의지를 밝히지 않았다.
조 사장이 직접 뉴젠프로젝트 인수전에 참여할 의사를 밝힌 만큼 한국전력의 뉴젠프로젝트 인수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조 사장은 “뉴젠의 지분매각과 관련해 영국과 일본 정부 양측이 현재 물밑에서 수없이 만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두 정부 사이에 아직 협의가 안 돼 매각구조가 결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도시바는 2014년 170억 엔(약 1700억 원)을 들여 영국 무어사이드지역에 원전을 건설하는 뉴젠프로젝트의 지분 60%를 인수했다. 지난해 미국의 웨스팅하우스 등 원전사업에서 대규모 적자를 낸 탓에 원전사업을 축소하며 뉴젠프로젝트의 지분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전력이 뉴젠프로젝트 지분을 인수할 경우 내년부터 영국에 지어질 원전건설에 참여하게 돼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에 처음으로 원전을 수출한 뒤 8년 만에 원전수출에 성공하게 된다.
조 사장은 한국전력이 뉴젠프로젝트 외에 도시바의 지분인수에 참여할 것이라는 전망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도시바의 지분을 인수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며 “도시바의 지분인수는 반도체업체들이 할 일이지 한국전력이 할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올해 말까지 제안서를 내야하는 상황이고 사우디아라비아도 2~3년 안에 원전건설을 발주할 예정”이라며 영국을 비롯해 다른 지역으로 원전수출을 확대할 의지를 보였다.
조 사장은 원전수출 외에 4차 산업혁명에 걸맞은 에너지신산업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국내 전력판매사업의 수익성 둔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남은 임기 동안 한국전력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기틀을 마련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조 사장은 “이제 더 이상 전기를 팔아서 먹고 사는 시대는 지났다”며 “빅데이터를 통해 플랫폼을 구축하는 등 전력산업 4차산업혁명을 이끌 새로운 사업모델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전력이 나아갈 새로운 사업모델로 스마트홈, 스마트그리드, 디지털변전소, 전기자동차, 신재생에너지 등을 언급했다.
조 사장은 “글로벌 전력회사들은 엄청나게 쪼개고 분사해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고 있다”며 “한국전력도 앞으로 이런 식으로 20개 정도로 회사를 분사해 경쟁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21일 1년 연임에 성공했다. 임기를 무사히 마칠 경우 5년2개월 동안 수장을 맡아 한국전력의 최장수 CEO에 오르게 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