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에 남은 자산이라고는 텅 빈 컨테이너 정도다. 정리매매가 시작된 주가는 전날 60% 이상 빠진 데 이어 이틀째에도 40% 넘게 폭락했다.
미국 채권단이 이번 주 미국 파산법원에 담보권을 행사해 한진해운의 컨테이너를 팔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23일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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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신항만 한진해운터미널에 쌓여 있는 한진해운 컨테이너. <뉴시스> |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 뉴저지에 300개, 캘리포니아에 500개 정도의 한진해운 컨테이너가 방치돼 있다. 컨테이너 하나 당 가격은 1천 달러 정도다.
그러나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이후 텅 빈 컨테이너를 버려두다시피 하면서 벌금과 보관료가 쌓여 컨테이너를 팔아도 채무를 변제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한진해운은 1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부터 파산선고를 받았고 파산관재인이 선임돼 채권신고를 받고 있다. 파산채권 신고기간은 5월1일까지다.
한진해운은 채권규모가 3조4천억 원 정도라고 밝혔지만 채권규모는 더 늘어날 수 있다. 한진해운 채권자들이 신고한 채권액은 이미 30조 원을 넘었다.
한진해운은 채권을 회수한 뒤 남은 자산을 주주들에게 나눠준다. 하지만 한진해운이 지난해 8월말 법정관리를 신청한 뒤 잇따라 자산을 매각한 탓에 남은 자산이 거의 없다. 주주들은 물론 다수의 채권자들이 피해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한진해운 주가는 정리매매 이틀째인 이날 전날보다 44% 떨어진 173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에는 60% 떨어졌다. 한진해운 정리매매 기간은 3월 6일까지다.
한진해운은 지난해 8월말 법정관리를 신청한 이후 사실상 청산의 길을 걸었다. 법정관리 신청 직후 보유한 배를 모두 반납하거나 팔기로 결정했다. 미주노선 영업망, 롱비치터미널, 알헤시라스터미널 등 주요자산을 잇따라 매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