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맞붙었던 18대 대선에서 경재정책 대결을 펼쳤던 참모들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할까?
당시 일감몰아주기 규제, 공정위 전속고발권 폐지 등 주요 쟁점들은 세월이 흘러도 지금 다시 현안으로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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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
박근혜 캠프 경제정책은 김종인 당시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위원장이 총괄했다. 김 위원장은 ‘경제민주화’를 내걸고 박근혜 대통령 당선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뒤에 김 위원장의 자리는 없었다. 후보 시절부터 캠프 내에서 경제정책을 두고 갈등이 적지 않았는데 결국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공약은 성실히 지켜지지 않았고 김 위원장은 박 대통령 곁을 떠났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월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한 뒤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맡아 20대 총선을 승리로 이끌며 현재는 박근혜 정부에서 완전히 돌아서 있다.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도 박근혜 후보캠프 경제팀에 몸담았다. 시장경제를 중시하는 보수성향 경제학자다. 그러나 김 원장도 박근혜 정부 초기 쓴소리를 내면서 정권과 멀어졌다.
김 원장은 여전히 보수진영에서 주목받는 경제원로다. 김 원장은 심재철 새누리당 국회부의장이 7일 개최한 ‘보수, 어디로 어떻게?’ 간담회에 참석해 ‘보수세력 왜 실패했고 어떻게 해야하나’‘라는 주제로 공개강연을 했다.
김 원장은 “보수정권의 실패원인은 공정성 확보의 실패”라며 “국회 의석구도를 볼 때 대선 이후 여야 협력 정치가 전개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자 출신과 반대로 정치인 출신 경제참모들은 박근혜 정부에서 중용됐다.
안종범·강석훈 전 의원은 청와대에 입성했다. 안 전 의원은 박근혜 정부에서 2대 청와대 경제수석에 올랐고 이후 정책조정수석으로 이동했다. 강 전 의원은 안 전 의원으로부터 경제수석 자리를 넘겨받았다.
안 전 의원은 국정농단 몸통으로 지목되면서 구속기소됐다. 강 전 의원은 탄핵으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관할 아래 놓여 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번에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성장을 꾸렸는데 조윤제 서강대 교수와 김현철 서울대 교수가 경제정책 입안을 주도하고 있어 2012년과 경제팀 구성이 사뭇 달라졌다.
그러나 문 전 대표의 경제팀 진용이 완전히 물갈이 된 것은 아니다.
2012년 경제정책을 자문했던 박승 전 총재는 정책공간 국민성장 자문위원장을 맡고 있다. 박 전 총재는 지난해 10월 “문 전 대표가 대통령이 된다면 경제정책이 다른 방향으로 가도록 돕는 일을 전문가들이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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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 |
문 전 대표는 18대 대선 때 노무현 정부 초대 정책실장이었던 이정우 경북대 명예교수에게 경제정책 사령탑을 맡겼다. 이 교수는 경제민주화위원장을 맡아 재벌개혁, 노사개혁, 사회적경제 정책을 마련했다.
이 교수는 문 전 대표와 함께 하고 있지 않지만 여전히 진보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이 교수는 2일 언론에 기고한 ‘샌더스 대망론’이라는 칼럼에서 “독재의 유산, 적폐를 씻어내고 극심한 불평등을 해소할 개혁적 인물을 시대가 요구하고 있다”며 “정책적으로 준비가 잘된 후보를 뽑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참여연대 시민경제위원장을 지낸 김진방 인하대 교수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책위의장을 지낸 이의영 군산대 교수는 문재인 캠프에서 재벌개혁안 등을 설계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자문정책기획위원을 지낸 홍장표 부경대 교수는 중소기업 보호 및 육성방안을 마련했다.
이들은 전문가로서 최근에도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 목소리를 꾸준히 내고 있다.
김진방 교수는 7일 국회에서 열린 ‘정경유착의 고리 어떻게 끊을 것인가’ 토론회에서 ‘80점짜리 경제민주화와 헬조선’이라는 주제로 박근혜 정부 경제정책을 비판했다. 이의영 교수는 지난해 학계 전문가들과 함께 삼성물산 합병 수사촉구 성명서와 전경련 해체 성명서 등을 내기도 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2012년 무소속 후보로 대선에 출마하면서 재벌저격수로 이름을 날렸던 장하성 고려대학교 교수를 영입했다. 장 교수는 안철수캠프의 국민정책본부장을 맡아 경제민주화 정책을 냈다.
장 교수는 2013년 안 전 대표가 만든 싱크탱크 정책네트워크 내일 소장을 지내는 등 안 전 대표와 꾸준히 교류해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반 전 총장과 만나 소통하는 등 특정진영에 얽매이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장 교수는 9일 2017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 계층간 불평등 심화를 지적하며 ‘함께 잘사는 정의로운 경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종호 서울대 교수도 안 전 대표의 첫 번째 대권도전 때 경제공약을 만드는 것을 도운 이 가운데 한명이다. 18대 대선 이후에 홍 교수 역시 정책네트워크 내일에 참여했다. 홍 교수는 안 전 대표가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하고 국민의당을 창당한 이후에도 환경정책 등을 자문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