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가 합병 이후에도 각 사별 브랜드를 유지하기로 한 결정을 놓고 시너지 창출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이 나왔다.
또 이번 합병이 자금이 들지 않는 구조이나 반대 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에 따른 자금 유출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의 합병이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신용평가업계의 분석이 나온다. |
3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가 내년 합병법인으로 출범하면 외형 증가와 제품군 최적화, 생산효율성 등의 전반적으로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특히 글로벌 건설기계 시장에서 지난해 매출 기준으로 HD현대인프라코어 21위, HD현대건설기계 25위 수준인데 두 회사 합병 뒤에는 세계 10위권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런 긍정적 요인에도 두 회사의 합병이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합병 이후에도 두 회사의 브랜드인 '현대(HYUNDAI)'와 '디벨론 (DEVELON)'을 통합 없이 그대로 유지하는 방침이 시너지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박현준 나이스평가 책임연구원은 "각 브랜드에 속한 제품 간에는 기능 및 성능 차이가 존재하게 된다"며 "이로 인해 해외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 측면에서 시너지가 분산되고 판매 관리에도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에 따른 자금 유출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 책임연구원은 "이번 합병은 현금 지급 없이 신주를 발행해 소멸회사인 HD현대인프라코어 주주에 배정하기 때문에 존속법인 HD현대건설기계 차원에서 돈이 나가지 않는 구조"라면서도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에 따라 추가 자금 유출 부담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주식매수청구 행사 규모가 HD현대건설기계 1500억 원, HD현대인프라코어 2500억 원을 초과할 경우 합병을 해제할 수 있다.
이밖에 HD현대인프라코어의 열악한 재무구조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민수 한국기업평가연구원은 "HD현대인프라코어의 상대적으로 열위한 재무구조를 감안할 때 합병 뒤 단기적으로 재무안정성 지표가 소폭 저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 연구원은 "합병법인의 투자액도 확대되어 중장기 투자부담이 확대되겠으나 이에 따른 재무부담은 통제 가능한 수준일 것"이라며 "향후 합병 절차 진행과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 제고 및 재무구조 개선 여부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박창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