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캐피탈이 보유한 현대카드 지분이 외국계 사모펀드(PEF)에 팔릴 것으로 보인다.
8일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GE캐피탈은 홍콩계 사모펀드 어피니티에퀴티파트너스(어피니티)에 현대카드 지분 43%를 매각하는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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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태영 현대카드 겸 현대캐피탈 부회장. |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GE캐피탈에서 보유한 현대카드 지분을 어피니티에 매각하는 방안을 협상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협상주체가 GE캐피탈과 어피니티인 만큼 구체적인 계약시점과 관련 조건 등은 아직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GE캐피탈은 손자회사 IGN인베스트먼트를 통해 현대카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그룹(현대자동차 37%, 기아자동차 11.48%, 현대커머셜 5.54%)과 소액주주(3.02%)과 나머지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GE캐피탈과 어피니티는 이르면 12월 안에 협상을 끝내고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대금까지 납입되면 GE캐피탈은 12년 만에 현대카드와 합작관계를 끝내게 된다.
어피니티는 기관투자자나 전략적투자자(SI)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현대카드 지분을 인수할 것으로 보인다. 전략적투자자는 어떤 회사의 사업을 영위해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지분을 인수하려는 투자자를 뜻한다.
금융회사 지배구조 감독규정에 따르면 사모펀드가 카드사 지분을 10% 이상 보유하면 대주주로 취급돼 금융위원회로부터 적격성심사를 받아야하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어피티니의 컨소시엄에 전략적투자자로서 참여할 가능성도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GE캐피탈는 보유한 현대카드 지분 43%를 모두 팔기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지분의 예상 매각가격은 7천억~8천억 원대에 이른다.
이 때문에 현대자동차그룹이 현대카드 지분을 일부 인수해 어피니티 측의 자금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자동차가 이미 현대카드의 경영권을 보유한 최대주주인 점을 감안하면 다른 계열사가 어피니티의 컨소시엄에 참여할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자동차부문이 아니고 현대카드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계열사가 어피니티의 컨소시엄에 들어갈 것으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점치고 있다.
GE캐피탈이 어피니티에 현대카드 지분을 파는 조건으로 현대자동차가 이 지분에 관련된 풋옵션을 약속하거나 현대카드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풋옵션은 한 기업의 주식을 사들인 투자자가 일정한 시점에 미리 합의한 가격으로 주식을 되팔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대카드는 비상장기업이고 이번에 매각되는 지분도 경영권과 무관해 사모펀드에서 지분매입에 따른 이익을 얻기 힘들다”며 “현대차그룹이 어피니티 측의 이익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풋옵션이나 기업공개를 계약조건에 넣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