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애 기자 grape@businesspost.co.kr2024-12-12 16: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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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국내 부동산 리츠(REITs) 시장이 도입 23년 만에 100조 원 규모로 성장하며 업계에 단비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리츠는 건설사의 자체사업 수단으로 주로 활용돼 왔으나 최근 건설업 불황기에 유동성 확보 수단으로 자리매김하면서다.
▲ 태영건설은 올해 9월 서울 여의도 사옥을 2251억3500만 원에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했다. <연합뉴스>
12일 건설업계에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국내 건설사들의 리츠 활용이 점점 활발해지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2020년 일산2차 아이파크와 고척 아이파크 등 주택형 리츠로 부동산 운영사업을 본격화해 부동산 디벨로퍼의 선두주자로서 기반을 다진 것을 리츠 활용의 대표적 사례다.
일산2차 아이파크는 순수 민간자본으로 구성한 HDC민간임대주택1호리츠를 통해 공급한 첫 번째 주택형 리츠사업이었다. 고척 아이파크는 HDC현대산업개발과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대한토지신탁 등이 공동출자자로 참여해 리츠를 설립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현재까지 일산2차 아이파크와 고척 아이파크 리츠를 통해 현금수익을 확보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용산 철도병원 부지' 개발 사업 역시 리츠를 통해 추진하기로 결정하는 등 리츠 활용을 이어가고 있다. 용산 철도병원 부지 사업은 한국철도공사가 보유했던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65-154번지 일대를 주거 복합 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리츠는 최근 자체사업 확대를 넘어 유동성 확보의 수단으로도 활용이 늘고 있다.
워크아웃을 진행하고 있는 태영건설은 올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서울 여의도 사옥을 2251억3500만 원에 매각하면서 리츠를 활용했다.
태영건설 사옥의 매각 주체는 티와이제일호기업구조조정부동산투자회사인데 태영건설과 사옥 매각 관련 협의를 이어온 디앤디인베스트먼트(DDI)가 설립한 기업구조조정 리츠(CR REITs)다.
태영건설과 태영그룹 지주사 티와이홀딩스 등은 건물 매각 후 재임차하는 방식인 '세일 앤 리스백'을 통해 태영빌딩을 사용하고 있다.
정부가 건설업 불황에 따른 대책으로 리츠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있다는 점도 건설사의 리츠 활용 확대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 건설사들은 정부가 공공임대 참여 사업자 지분 조기 매각을 허용한 것에 발맞춰 뉴스테이 리츠 지분을 매각했다. <연합뉴스>
국토교통부는 1·10 부동산 대책에서 리츠와 관련해 건설사의 유동성 확보을 용이하게 할 목적으로 공공임대 참여 사업자의 지분 매각 관련 규제를 완화했다.
규제 완화로 기존에는 공공임대에 참여한 민간 지분의 50%만 입주 직 매각할 수 있었지만 전체를 매각할 수 있게 됐다.
기업형 공공임대주택인 '뉴스테이'에서는 의무 임대기간 8년 가운데 4년을 채워야 지분 매각이 가능했던 것에서 입주 직후 조기 매각이 가능해 졌다.
정부의 리츠 관련 규제 완화에 따라 대우건설은 11월 동탄행복마을푸르지오아파트를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는 동탄2대우코크렙뉴스테이기업형임대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의 주식 180만 주를 1800억 원에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했다.
GS건설과 한화 건설부문은 역시 올해 보유하고 있던 리츠 지분을 모두 털어내고 현금을 확보했다.
GS건설은 동탄 레이크 자이 더 테라스 아파트를 자산으로 가지고 있는 지에스코크렙뉴스테이리츠(GS건설 지분 83.9%)를 유동화했다. 한화 건설부문은 각각 2015년과 2016년에 설립된 수원권선 꿈에그린을 품은 대한제1호뉴스테이리츠와 인천서창 꿈에그린을 품은 대한제5호뉴스테이리츠의 지분을 10월에 매각했다.
리츠는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이나 부동산 관련 증권 등에 투자, 운영하고 그 수익을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부동산 간접투자기구로 2001년에 국내에 처음 도입됐다.
국내 리츠의 자산규모는 2018년에 41조 원까지 성장했고 2023년 11월 말에는 도입 23년 만에 100조 원을 넘어섰다.
리츠정보시스템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국내 리츠 개수는 395개, 자산은 100조7200억 원이다. 김인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