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가 노사갈등과 실적부진이 깊어져 매각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21일 “올해 임금협상이 완전히 결렬된 것은 아니다”며 “16차 본교섭이 결렬된 것으로 노조와 추후 교섭 일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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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
금호타이어 노사는 18일 16차 본교섭을 진행했으나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올해 임금협상이 시작된 지 5개월이 흘렀다. 매각 때문에 노사갈등이 깊어지면서 올해 임금협상 타결이 더 어려워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노조 관계자는 “박삼구 회장과 경영진이 금호타이어를 재인수하기 위해 실적부진과 노사갈등을 조장해 기업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며 “회사가 임금협상에서 노조가 납득할 만한 제안을 하지 않으면 박 회장의 금호타이어 인수와 관련해서도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사갈등이 부각되면 금호타이어 인수전에서 가격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금호타이어 인수전은 중국과 인도 등 외국계 전략적 투자자들이 인수적격후보로 선정돼 경쟁하고 있는데 강성노조가 외국계 기업에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가 국내 타이어회사3사 가운데 실적이 가장 저조한 점도 기업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보인다.
금호타이어는 3분기까지 누적영업이익 653억 원을 내는 데 그쳤다. 한국타이어가 8640억 원, 넥센타이어가 1928억 원을 낸 점을 감안하면 금호타이어 실적은 저조하다고 할 수 있다.
영업이익률을 따져보면 금호타이어의 부진은 더욱 두드러진다.
올해 3분기 기준으로 금호타이어의 영업이익률은 1.3%에 불과했다. 한국타이어와 넥센타이어는 각각 18.3%, 13.9%를 기록했는데 경쟁사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금호타이어의 실적이 악화되자 최근 주주협의회에서 실적이 개선되지 않으면 박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을 교체하겠다는 내용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금호타이어를 되찾으려는 박 회장 입장에서 저조한 실적과 노사갈등은 오히려 호재일 수 있다”며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전에서 우선매수청구권 행사로 가닥을 잡은 상황에서 금호타이어 몸값이 뛰는 것을 우려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매각주간사인 크레디트스위스는 내년 1월 본입찰을 진행하고 늦어도 내년 3월 매각작업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박 회장은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하고 있으나 3자 양도나 지정이 불가능해 독자적으로 인수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매각대상인 금호타이어 지분 42.01%의 주식가치는 약 7천억 원이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고 입찰경쟁이 치열해질 경우 몸값이 1조 원까지 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