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34.8%. 2024년 1분기 티웨이항공의 국제선 지연율이다. 전체 평균 22.5%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티웨이항공의 잦은 운항지연으로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이를 반영한듯 국토교통부의 ‘2023 항공운송서비스 평가’에서 티웨이항공의 이용자 만족도 점수는 5.65점으로 국내 항공사 10곳 중 9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 티웨이항공의 최근 운항지연은 최근 높아진 기재가동률이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이 나온다.
문제는 티웨이항공은 하반기 서유럽 노선 4곳의 취항을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대형항공사(FCS)와 장거리 노선에서 경쟁을 앞두고 서비스 품질에 대한 고객들의 인식이 여느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14일 티웨이항공에서 최근 장시간 운항지연 사태가 나타나는 원인으로 저비용항공사 특유의 ‘빽빽한 기재운용’ 기조가 거론된다.
티웨이항공은 13일에만 태국 방콕(청주행)과 인천(오사카행) 등 2곳에서 운항지연이 일어났다. 두 사례 모두 기체결함이 원인이었다.
특히 인천에서 일어난 운항지연에서는 승객들이 11시간동안 기내에서 발이 묶여 티웨이항공의 대처에 승객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결함이 발견된 기체는 같은 날 인천-자그레브 노선에 투입될 예정이었지만 인천-오사카 노선에 투입되는 것으로 변경됐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안전운항을 위해 지연조치를 내려 고객들의 불편을 초래한 점에 대해 죄송하다”며 “유관부서와 협의해 피해고객 보상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지연 사례 모두 최근 저비용항공사들의 항공기 가동율이 높아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시선이 나온다. 기재를 빈틈없이 돌리면서 대체 항공기를 투입할 여력이 감소하고 피로가 누적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티웨이항공의 1분기 국제선 기재가동률은 57.8%로 2023년 1분기 44.8%와 비교해 13.0%포인트, 2023년 연 평균 50.4%보다 7.4%포인트 높아졌다.
▲ 티웨이항공의 서유럽 4개 도시 취항은 유럽연합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승인하기 위한 조건이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해외에서 일어난 운항지연은 부품 조달이나 대체편 이동 등으로 해결에 긴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여유기재가 있는 항공사였다면 국내공항에서 대체편 투입없이 11시간동안 승객들을 기다리게 했겠느냐”고 말했다.
티웨이항공은 하반기 서유럽 4개 도시 취항 앞두고 있어 운항지연으로 입방아에 오르는 것이 달갑지 않다. 장거리 노선에 첫 발을 내딛는 만큼 소비자의 서비스 품질 인식이 유럽노선 사업 안착 시기를 판가름할 것으로 예상돼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의 전망을 종합한다면 티웨이항공이 서유럽 노선에 안착 시 연간 기대매출은 4천억~4500억 원에 이른다. 티웨이항공의 2023년도 매출 1조3488억 원의 33.4%에 이르는 수준이다.
티웨이항공의 서유럽 4개 노선 취항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을 위한 선결조건이다. 유럽연합은 두 항공사의 통합으로 일부 노선에서 발생할 독과점을 완화할 시정조치를 요구했고 이에 대체 진입항공사로 티웨이항공이 낙점됐다.
티웨이항공은 대한항공으로부터 A330-200 기체 5대와 운용인력들을 이관받아 서유럽 노선에 투입할 예정이다.
또다른 항공업계의 관계자는 “한국-유럽노선은 유럽국적사는 물론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환승경유편을 제공하는 중동항공사와도 경쟁해야 한다”며 “저비용항공사의 가격경쟁력이 차별화 요소로 부각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고 봤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