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추진하고 있는 자동차사업의 최종목표를 완성차 생산에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인공지능분야에서 가장 앞선 기술력을 갖춘 기업으로 평가받는만큼 자율주행차 소프트웨어에서 두각을 나타내 이른 시일 안에 절대강자로 떠오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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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 쿡 애플 CEO. |
블룸버그는 18일 “애플이 자동차사업 진출목표를 크게 수정하며 전기차 완제품 생산을 사실상 포기했다”며 “자율주행 기술개발에 주력해 완성차 협력사를 찾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애플은 최근 수개월동안 1천 명에 가까운 자동차 연구개발팀에서 수백 명의 인력을 감축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이후 소프트웨어 분야에 특화한 인력을 새로 대거 채용하고 있다.
애플 관계자는 블룸버그를 통해 “애플은 내년까지 완전한 자율주행기술을 선보이는 것을 새 목표로 뒀다”며 “완성차 분야에는 경험이 없어 진출이 사실상 어렵다고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외신을 종합하면 애플은 당초 2020년까지 자율주행기술을 탑재한 전기차 완제품을 생산하겠다는 목표로 자동차사업 진출을 검토했는데 이런 전략에 큰 변화가 생긴 셈이다.
시장조사기관 오토모티브리서치는 이를 놓고 “애플이 품질검증 등에 위험성을 안고 굳이 완성차시장에 진출할 이유는 많지 않다”며 “완성차의 수익성이 높지 않다는 점도 이번 결정에 힘을 실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구글 역시 자율주행차 완성품을 생산하려던 목표를 뒀지만 최근 자동차용 운영체제와 자율주행기술에 집중하는 쪽으로 전략을 선회했다. 애플도 같은 길을 따라가는 셈이다.
애플이 자동차사업 전략방향을 완전히 바꾼 결정이 자율주행차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구글에 이어 블랙베리 등 대형 IT기업이 앞다퉈 자율주행 기술개발에 속도를 내며 경쟁이 치열해지자 시장을 빠르게 선점하는 것이 애플의 시장진출에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인공지능과 머신러닝 등 자율주행차에 적용될 수 있는 기술분야에서 애플은 가장 앞서있다고 평가받는다. 본격적으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에 나설 경우 우위를 점할 공산이 크다.
애플은 자동차와 인공지능분야에서 세계 IT업체들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인수합병 등 대규모 투자를 벌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인수한 인공지능기업의 경우 알려진 것만 4곳에 이른다.
애플은 ㄴ최근 중국의 차량공유업체 디디에 1조 원 이상을 투자해 지분을 확보했고 올해 안에 일본 요코하마에 인공지능기술을 전담하는 연구소를 설립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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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의 자동차용 운영체제 '카플레이'. |
팀 쿡 애플 CEO는 “애플은 인공지능의 적용분야를 다양하게 넓혀 아이폰 이후의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며 “아이폰에 이어 사물인터넷과 자동차 운영체제 등으로 생태계를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애플은 전 세계에서 20%에 가까운 아이폰 점유율로 충분한 사용자기반을 확보해 이와 연동되는 자율주행시스템을 내놓을 경우 수많은 기존 사용자를 끌어들일 수 있다는 장점을 갖추고 있다.
애플의 인공지능 기술력과 생태계 경쟁력이 자율주행차에서도 강력한 장점으로 작용해 ‘제 2의 아이폰’과 같은 성공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열려있는 셈이다.
하지만 애플이 완성차를 생산하지 않기로 결정한 상황에서 기존 자동차업체들과 협력관계를 더욱 강화해 안정적인 자율주행기술 공급기반을 갖추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전자전문매체 씨넷은 “애플이 완벽한 자율주행시스템을 개발해 내놓아도 고객사를 확보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며 “완성차업체들이 저마다 자체적인 자율주행 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진입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