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22대 국회가 '여소야대 2막'을 열면서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이른바 ‘부자감세’ 정책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단독 과반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국세청 차장을 역임한 조세전문가 임광현 당선인이
윤석열 정부의 조세정책 비판 대열의 선봉에 나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임광현 제22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선인. |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제22대 총선에서 세무전문직역인 세무사 자격을 소지한 국회의원 당선인으로는 임광현 당선인이 유일해 국가 재정을 감시하는 국회의원으로서 두드러진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임광현 당선인은 이번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 22호로 정계에 입문하게 됐다. 당초 지역구 출마와 비례대표 출마라는 갈림길에서 고민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지만 결국 비례대표 출마로 방향을 잡아 비례대표 4번으로 금배지를 달게 됐다.
임 당선인은 인재영입 당시
윤석열 정부의 '부자감세에 따른 낙수효과'를 노린 조세정책을 허울좋은 명분일 뿐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한 바 있다.
그는 "복지국가의 재원을 충당하는 대안을 마련해 서민을 보호하는 조세정책으로 국정방향을 전환해야 한다"며 "세법을 개정하고 실질적 조세정책을 민주당에서 만들어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임 당선인은 한 번 하기도 힘들다는 국세청 조사국장만 6번 하면서 '뼛속까지 조사전문가'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조세정의 구현에 앞장선 것으로 유명하다.
과거 방문신고를 하던 단순경비율 신고를 전화로 간편하게 할 수 있도록 만들고 세무서에 직접 찾아오지 않아도 국민들이 조세업무를 볼 수 있도록 체계를 잘 정비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임 당선인은 코로나19 감염병 대유행 초기 마스크 대란이 일어나자 사재기를 하는 유통업체들을 세무조사해 수급불안을 조기에 해소하는데 기여한 것이 공직생활 중 보람있는 일로 꼽기도 했다.
아울러 법인 앞으로 이른바 슈퍼카를 뽑아 탈세를 하는 사람들을 기획조사해 사회적으로 공론화 하고 결국 법인 차량 번호판 색깔을 바꾸게 만든 것도 기억에 남는 업무성과도 들었다.
제22대 국회에서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187석을 차지한 만큼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저지와 횡재세, 저성장·양극화·고령화 해결을 위한 복지세 도입 등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돼 임 당선인의 두드러진 활약이 예상된다.
금투세는 주식과 채권, 펀드와 파생상품 등에 투자해 발생한 양도소득에 20~25%의 세금을 부과하는 제도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금투세 폐지에 부정적 입장을 갖고 있어 임 당선인은 국민에게 금투세의 정당성을 알리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횡재세의 경우 2023년 11월 이후 논의가 멈췄으나 부의 공정한 재분배라는 이념을 중요하게 여기는 민주당에서 재논의에 불을 지필 가능성이 높다. 이런 횡재세와 함께 복지세도 임 당선인이 중요하게 여길 논제로 꼽힌다.
임 당선인은 이런 새로운 패러다임의 조세정책을 가지고
윤석열 정부의 국세운영 방식에 근본적 변화를 일으키기 위한 의정활동에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임 당선인은 충청남도 홍동면 홍원리에서 태어났다. 어릴 적 면사무소로 출근하던 아버지를 보고 공무원의 꿈을 키웠다고 한다.
홍동중학교 2학년 시절 서울로 전학해 경찰관이었던 숙부 임영수씨 밑에서 강서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1994년 행정고시 38회에 합격한 뒤 홍성군청에서 수습 사무관을 하고 대전세무서 총무과장으로 첫 공직생활을 출발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민의 정부 시절 공무원 국비유학생에 선정돼 미국 하버드대학교 로스쿨 국제조세과정을 이수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실 행정관을 역임했으며
문재인 정부에서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장에 오르기도 했다. 2020년 제48대 서울지방국세청장에 올랐으며 2021년 7월 전보돼 제28대 국세청 차장으로 취임했다.
임 당선인은 청와대부터 지방국세청까지 고루 경험하면서 조세실무뿐만 아니라 정무적 감각까지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