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세계 1위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 론자가 미국에서 12억 달러(약 1조5906억 원)를 투자해 미국에 바이오의약품 공장을 인수하면서 미국에서 제조 역량을 확대한다.
미국에 생산시설이 없는 삼성바이오로직스로서는 위탁개발생산(CDMO) 공백에 따른 수주 기회를 잡기가 기존보다 쉽지 않아졌다는 시선이 나온다.
▲ 론자(사진)가 미국 바이오의약품 공장을 인수하면서 미국 내 생산시설 확대에 나서고 있다. |
론자는 20일(현지시각) 홈페이지를 통해 미국 캘리포니아 바카빌에 로슈(제넨테크)가 소유한 바이오의약품 공장을 12억 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 공장은 약 33만 리터 규모의 바이오리액터 용량을 보유하고 있어 세계적으로도 대규모 바이오의약품 공장으로 꼽힌다.
인수 작업은 이르면 올해 하반기에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뿐 아니라 론자는 5억 프랑(약 7433억 원)을 추가로 투자해 동물세포 기반의 차세대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론자는 “이번 인수는 론자가 상업 규모의 동물세포 배양 기반의 위탁계약 생산 및 임상 단계 프로젝트에 대응해 제조역량을 대규모로 확장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론자가 미국에서 대규모 생산시설을 인수한 것과 관련해 미국에서 공급 부족 가능성에 따라 론자가 선재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최근 노보노디스크 지주사인 노보홀딩스가 세계 2위 위탁개발생산(CDMO) 카탈런트를 인수하기로 함에 따라 기존 카탈런트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뿐 아니라 미국 의회가 중국 바이오 기업들을 대상으로 하는 생물보안법을 추진하고 있다.
해당 법안에는 중국 우려기업과 계약을 추진하는 기업과 협력도 금지되기 때문에 중국 바이오기업인 우시바이오로직스 등에서 미국 연방 메디케어 프로그램에 따라 의약품을 개발하고 있는 회사는 중국 이외 다른 곳을 선택해야 한다.
영국 헬스케어 전문 주식 리서치업체 인트론헬스는 19일 중국 우시에 대한 리스크와 노보홀딩시의 카탈런트 인수로 인한 시장 공백이 세계 CDMO 시장의 20%를 차지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이런 시장 변화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수주 물량 확보에서 수혜를 볼 가능성이 나온 바 있다.
다만 론자가 선제적으로 미국 내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을 확보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로서는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실제 생물보안법 제재 대상인 우시바이오로직스는 미국 현지 매출 규모가 전체 절반이 넘는 수준이다. 특히 우시바이오로직스는 미국에서 3개 생산시설을 운영하며 수주 물량을 확보해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을 포함해 해외 공장 건설을 검토했지만 반도체와 비교해 혜택이 크지 않다는 이유로 현재까지 국내에서만 생산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