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경 기자 huiky@businesspost.co.kr2024-02-27 16:2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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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올해 첫 조 단위 공모주인 에이피알이 성공적으로 코스피시장에 상장하면서 다른 대어급 기업들의 상장을 향한 행보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중소형주 중심으로 불기 시작한 훈풍이 대형주로 이어지면서 지난해보다 많은 수의 대어급 새내기주가 주식시장 참여자와 만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 27일 에이피알은 상장 첫날 공모가보다 20% 가량 급등한 31만7500원에 장을 마감햇다. 사진은 이날 오전 한국거래소 서울사옥에서 열린 에이피알 상장기념식. <한국거래소>
27일 에이피알 코스피 상장 첫날 주가는 공모가보다 27.0%(6만7500원) 높은 31만7500원에 장을 마쳤다.
시장에서 기대했던 첫날 ‘따따상(공모가의 4배로 오르는 것)’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시가총액 2조 원을 넘겨 2조4080억 원에 거래를 마치는 등 성공적으로 증시에 입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에이피알의 희망 공모가 기준 예상 시총은 1조 원대에서 형성됐다.
IPO 시장 분위기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회복기에 접어들면서 대어급 기업들이 본격적인 상장 채비에 나서고 있다.
먼저 HD현대마린솔루션이 에이피알의 뒤를 이어 증시 입성을 준비한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19일 한국거래소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면서 증권신고서 제출과 본격적인 상장절차를 남기고 있다. 올해 상반기 내 증권서를 제출하고 공모절차에 착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HD현대 조선 3사(HD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의 통합 선박 서비스 조직을 기반으로 2016년 설립된 선박수리 전문 기업이다. 선박정비, 수리, 개조 등 사후서비스 사업을 제공하고 있으며 친환경 개조, 디지털 솔루션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의 몸값은 약 3~4조 원대 수준으로 올해 최대어 가운데 하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에이피알과 함께 올해 IPO 시장 분위기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 케이뱅크도 올해 연내 상장을 목표로 상장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케이뱅크와 DN솔루션즈(옛 두산공작기계)도 연내 상장을 목표로 상장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첫 인터넷 전문은행 케이뱅크는 21일 상장주관사를 선정하고 본격적인 상장작업에 착수했다. 케이뱅크는 2월18일 이사회에서 IPO를 의결하고 올해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 절차를 밟고 있다.
케이뱅크는 상반기 내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해 하반기 중 코스피시장에 상장한다는 계획이다. 몸값으로는 최대 5조 원이 거론되고 있다.
공작기계 제조기업 DN솔루션즈도 올해 상장을 목표로 세웠다. DN오토모티브가 DN솔루션즈 인수과정에서 재무적 투자자(FI)에게 내년 1월27일까지 상장하겠다는 조건을 건 만큼 올해 상장을 서두를 가능성이 높다.
DN솔루션즈는 국내 1위 공장기계 제조기업이다. 2016년 두산인프라코어(현 HD현대공작기계) 공작기계사업부를 떼어내 사모펀드사인 MBK파트너스에게 매각했으며, 이후 DN오토모티브가 이를 인수했다. 시가총액은 약 3~4조 원으로 전망된다.
이 밖에도 ‘승리의 여신; 니케’로 알려진 국내 게임사 시프트업이 오랜만의 게임주 IPO 대어가 될 전망이다.
시프트업은 3월 초 코스피 상장예비심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상장예비 심사에 45영업일 가량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연내 상장을 노려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몸값으로는 3조 원 가량이 거론되고 있다.
이 밖에 지난해 수요예측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상장작업을 중도 철회한 서울보증보험도 지정감사인 신청 등 상장 재추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과 토스의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도 내년을 목표로 상장작업을 진행하면서 IPO시장에 대한 관심을 키운다.
지난해 두산로보틱스에 이어 에코프로머티가 성공적으로 코스피시장에 입성하고, 올해 들어 에이피알이 상장하면서 기업공개 시장이 조 단위 대어를 소화할 수 있는 유동성을 갖췄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9월 두산로보틱스가 일반청약 증거금으로 33조를 끌어모았다. 올해 첫 대어로 주목받았던 에이피알도 공모청약 과정에서 14조 원을 모으면서 증시가 대형주를 소화할 만한 여력이 있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금리 인하와 경기 회복 국면이 맞물릴 가능성이 높아 대형 IPO 추진 기업들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지속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