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의 지분 인수를 희망하는 투자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민영화의 청신호가 켜졌다.
우리은행 지분매각을 주관하는 미래에셋대우와 JP모간 등은 23일 우리은행에 대한 투자의향서(LOI) 접수를 마감했는데 한화생명,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투자자 18곳이 투자의향서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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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광구 우리은행장. |
이번 입찰의 매각대상은 예금보험공사에서 보유한 우리은행 지분 51.07% 가운데 30%로 주식을 투자자 1곳당 4~8%씩 쪼개서 파는 과점주주 매각방식으로 진행된다. 인수후보들이 희망한 지분매입물량을 합치면 82~119%에 이른다.
한화생명은 22일 이사회에서 우리은행 지분매각입찰에 참여하는 방안을 의결한 데 이어 이날 투자의향서를 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우리은행의 성장성과 배당수익률이 높다고 판단해 장기적 투자 차원에서 지분매각입찰에 참여하기로 했다”며 “주식을 얼마나 살 것인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도 투자의향서를 냈는데 향후 실사를 거쳐 우리은행 지분 4~8%를 최종적으로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우리은행은 배당성향이 높고 주가도 저평가돼 있어 주식가치가 앞으로 크게 오를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투자증권과 우리은행이 직간접적으로 사업을 연계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우리은행 지분 4%에 대한 투자의향서를 제출했다”며 “세부적인 내용은 아직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동양생명도 우리은행에 대한 투자의향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생명은 우리은행 인수에 관심을 보였던 중국 안방보험을 대주주로 두고 있다.
국내외 사모펀드(PEF)와 해외 금융자본들도 투자의향서를 다수 제출했다.
국내 사모펀드 가운데 IMM프라이빗에쿼티(PE), H&Q코리아, CVC캐피탈, 한앤컴퍼니, 보고펀드 등이 투자의향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금융자본 가운데 일본 오릭스가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의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의향서를 낸 투자자들은 실사 이후 11월에 지분매각입찰에 참여하는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지분매각 입찰에서 낙찰자는 우리은행의 과점주주로서 사외이사 추천권을 보유하게 된다.
금융위원회는 2010년부터 경영권 지분 매각방식으로 우리은행 민영화를 네차례 시도했지만 경쟁유효입찰이 성립되지 않아 매번 실패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은행 지분을 쪼개 파는 과점주주 매각방식이 초기 흥행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의향서는 지분인수에 관심을 보였다는 뜻인 만큼 실제 본입찰의 흥행 여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