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기업의 매출 대비 물류비 비중과 영역별 물류비 비중. <대한상공회의소> |
[비즈니스포스트] 국내 기업들이 1만 원짜리 제품을 팔면 물류비로 690원을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제조업 및 도·소매업체 약 1500개사를 대상으로 2023년 4분기에 실시한 ‘최근 기업물류비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2년도 기업의 매출 대비 물류비 비중은 6.9%로 조사됐다.
규모별로는 매출 500억 원 미만 중소기업의 물류비 비중이 7.8%로 가장 높았다. 이는 매출 3천억 원 이상 기업의 물류비(4.4%)의 두 배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상의 측은 “기업규모가 작을수록 상대적으로 규모의 경제 효과가 나타나기 어려워 물류비 비중이 높다”고 설명했다.
업종별로는 음식료품(10.9%)과 소매업(10.6%)의 물류비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음식료품은 상품유통 과정에서 포장비가 많이 들고 추가적으로 냉동냉장 시스템이 필요한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소매업은 특성상 주문, 배송, 반품에 상대적으로 많은 인력과 업무량이 필요해 물류비가 높게 나타났다
영역별 물류비를 살펴보면 소매업의 판매물류비 비중은 44.5%로 전체 평균(40.4%)과 비교해 4%포인트 높았다. 리버스(회수·폐기·반품) 물류비 비중 11.5%까지 반영하면 56.0%로 전체 물류비의 절반 이상을 상품을 판매·관리하는 비용으로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꼽은 물류비 절감 방안으로는 ‘체계적인 물류비 산정 관리’가 37.6%로 가장 많이 응답됐다. 이어 ‘배송빈도·적재율 향상’(31.4%), ‘재고관리 강화’(30.8%), ‘물류정보화·표준화·자동화’(24.3%), ‘수·배송 경로 개선’(20.0%), ‘물류 아웃소싱’(13.4%) 순으로 나타났다.
물류비 절감을 위해 필요한 정책과제로는 ‘자금 융자 등 지원 확대’가 37.6%로 가장 수요가 높았다. ‘물류 정보화·표준화·자동화 등 운영시스템 개선’(31.4%), ‘물류 전문기업 육성’(30.8%), ‘차량 및 기반시설 등 첨단 물류시스템 개발 및 보급’(24.3%) 순으로 조사됐다.
김민석 대한상의 유통물류정책팀장은 “지난 몇 년 동안 코로나, 러-우 전쟁, 홍해를 비롯한 중동 리스크 등으로 유가와 해상운임이 오르는 등 높은 물류비가 상수화하고 있다”며 “정부는 중소기업의 물류협업을 촉진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유통기업에는 유통물류시설의 자동화와 스마트화를 촉진하기 위한 투자를 지원하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물류비 실태조사는 2004년 최초 작성돼 2010년 국가승인통계로 지정됐다. 2017년 승인변경 뒤 산업통상자원부 주관으로 대한상의가 격년마다 조사하고 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