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금리 인상에 고전했던 국내 제약바이오주가 최근 반등흐름을 타고 있다.
대장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호실적이 훈풍을 불어넣은 가운데 미국과 중국의 갈등에 따른 반사이익 가능성이 떠오르며 제약바이오 주가 상승 기대감이 이어지고 있다.
▲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가 호실적과 미중 갈등에 따른 반사이익 가능성에 힘입어 반등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헬스케어지수는 최근 일주일 동안 4.16%(119.57포인트) 가량 상승 마감했다.
전체 업종지수 가운데 수익률 상위권을 기록하면서 같은 기간 시장 벤치마크인 코스피지수 상승률(1.47%) 대비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제약바이오업종 주가는 금리인상기 직격탄을 맞으며 지난해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말부터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주가가 조금씩 반등을 시작했는데 최근에는 지난해 4분기 실적시즌에 접어들면서 주요 제약바이오기업 실적이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제약바이오 대장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직전 거래일보다 3.49%(2만7천 원) 높은 80만 원에 거래를 마치며 지난해 8월 이후 처음으로 종가 기준 80만 원 위로 올라섰다.
장중 한때 81만5천 원까지 오르면서 지난해 1월 말 기록한 52주 신고가(83만 원)도 가시권에 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한때 ‘황제주(주당 가격 100만 원)’의 자리에까지 올랐으나 지난해 10월 60만 원 선까지 내리기도 했다.
지난해 호실적이 주가 상승의 원동력으로 꼽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4일 공시를 통해 지난해 매출액 3조6946억 원, 영업이익 1조1137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4분기 예상을 웃돈 실적에 힘입어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최초로 영업이익 1조 원을 달성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시작으로 주요 바이오기업들도 지난해 4분기 호실적을 발표하고 있다.
▲ SK바이오팜은 지난해 4분기 처음으로 분기 기준 흑자를 냈다고 밝혔다. |
이날 SK바이오팜은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152억 원을 내면서 흑자 전환했다고 밝혔다. SK바이오팜이 분기 기준으로 흑자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이날 주가는 6.70%(5900원) 급등하면서 9만 원을 회복했다.
지난해 잠정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셀트리온도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셀트리온의 지난해 영업이익 8690억 원을 내면서 전년 대비 34.3%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밖에 유한양행이 제약업계에서 처음으로 지난해 매출 2조 원을 넘겼을 것으로 점쳐진다. 종근당, 대웅제약 등도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올해는 실적 모멘텀에 힘입어 대형종목을 중심으로 주요 주요 바이오 주가에 훈풍이 불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해 제약바이오주는 대체로 횡보세를 이어간 가운데 루닛, 뷰노와 같은 의료 AI(인공지능)업종이 AI 모멘텀에 힘입어 시장에서 부각됐다.
미중 갈등에 따른 반사이익 기대감도 제약바이오주를 향한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과 중국 사이의 갈등 전선이 기존 반도체 수출, 스마트폰 등 첨단산업에서 바이오분야까지 넓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현지시각으로 25일 미국 하원에서는 중국의 바이오업체들이 군사, 정보기관과 협력해 미국 안보를 위협하고 있어 미국 정부가 이들 기업과 거래를 금지해야 한다는 취지의 법안이 발의됐다.
발의문이 공개된 다음날인 26일 미국 안보를 위협하는 바이오업체로 지목된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는 18.2%, 우시앱텍은 10.0% 가량 주가가 급락했다.
국내 바이오업체 가운데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반사이익을 입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세계 위탁개발생산(CDMO)업계는 스위스 론자,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 일본 후지필름,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번 법안 발의의 반사 이익 기대로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향한 투자심리가 일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다만 법안 최종 통과가 불확실한 만큼 실제 반사이익으로 연결될 수 있을지는 다소 불확실하다”고 바라봤다.
김승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법안이 이제 초안이라는 불확실성이 있으나 미중 사이 갈등이 바이오산업으로 확장하고 있고 그 빈도가 잦아지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고 평가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