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충희 기자 choongbiz@businesspost.co.kr2024-01-10 15:3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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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라인게임즈가 창세기전 IP(지식재산)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2017년부터 이어진 적자에서 벗어나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3월 취임 후 한달만에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한 박성민 라인게임즈 대표이사로선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 박성민 라인게임즈 대표이사가 적차 탈출의 시동을 걸고 있다.
10일 모바일 시장조사기관 모바일인덱스 따르면 창시기전 모바일은 앱스토어 매출 순위 9위를 유지하고 있다. 인기 순위로는 4위에 올랐으며 구글 앱스토어 실적은 아직 집계되지 않았다.
대기업 출시작들처럼 화려한 시작을 하지는 못했지만 라인게임즈가 마케팅에 힘을 쏟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긍정적으로 볼 여지가 없지 않다.
최근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후속 업데이트를 통해 역주행하는 게임이 적지 않은 만큼 앞으로의 운영이 더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다행히 새 게임에 대한 기존 창세기전 팬들의 관심도는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창세기전은 1995년 소프트맥스가 개발한 전략 RPG(역할수행게임)다. 창세기전1부터 3까지 높은 인기를 누렸지만 창세기전4가 흥행에 실패한 뒤로는 후속작이 나오지 못했다.
이후 창세기전 판권을 라인게임즈가 인수해 인기 작품이었던 창세기전2와 창세기전3의 리메이크작 개발에 착수했는데 최근 그 결과물들이 나오고 있다.
▲ 라인게임즈가 창세기전2(1996년)를 바탕으로 리메이크한 창세기전 모바일 이미지. <라인게임즈>
1990년대 창세기전 게임을 플레이한 팬들은 그동안 방치됐던 창세기전의 이야기가 계속 이어진다는 데 관심을 보인다.
창세기전 시리즈 팬들이 많이 모여있는 한 커뮤니티의 이용자들은 "모바일게임은 한 번도 안해봤는데 창세기전 게임이 나왔다고 해서 플레이해 보려고 한다"거나 "출시하기 전에는 무과금으로 스토리만 본다고 마음먹고 플레이했는데 이틀째 유료아이템을 너무 많이 결제해 버렸다"는 등의 반응을 찾아볼 수 있었다.
라인게임즈는 지난해 12월 창세기전 회색의잔영이 출시되기 전까지만 해도 SRPG 게임을 정상적으로 만들 수 없을 거라는 우려를 사기도 했지만 이제 IP 부활은 물론 라인게임즈의 경영정상화까지 기대해 볼 수 있게 됐다.
박성민 라인게임즈 대표이사는 2023년부터 라인게임즈 키를 잡고 창세기전 IP 부활 프로젝트 성공에 공을 들여 왔다. 이후 게임의 완성도와 안정적 운영을 위해 넥슨코리아 출신 인사들을 대거 영입하기도 했다.
▲ (왼쪽부터)김태환 사업담당 부사장, 윤주현 CTO, 조동현 COO.
지난해 말 김태환 부사장과 윤주현 CTO(최고기술책임자)에 이어 조동현 COO(최고운영책임자) 등이 게임 개발을 진두지휘하면서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이 이용자 눈높이에 맞춰 연내 출시 할 수 있었다는 평가가 흘러나온다.
이렇게 출시된 콘솔게임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은 초회 한정판 패키지가 출시 1시간만에 매진돼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또한 이를 통해 창세기전을 기억하는 1990년대 게이머들의 관심을 끄는 데도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해당 콘솔게임은 발매 규모가 크지 않아 라인게임즈의 실적을 반등시켜 줄 정도는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박 대표는 매출기여도가 높은 모바일게임 후속작을 통해 회사의 실적 반등을 이끌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라인게임즈는 오랜 기간 적자 늪에 빠져 있다.
라인게임즈는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영업적자를 지속했다. 2023년에도 적자를 이어간 것으로 보인다.
판사 출신인 박성민 대표는 2023년 3월 취임한 이후 한달만에 인력의 10%를 권고사직하고 자회사를 정리하는 등 내부 구조조정에 나선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