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가 시내면세점 경쟁의 심화에도 롯데면세점의 우위를 지켜내고 있다.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사업자들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하면서 업계 1위 롯데면세점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시장지배력이 오히려 강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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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 |
롯데면세점은 4일 올해 들어 매출 4조 원을 돌파했다고 8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35%나 늘어났다.
롯데면세점에서 매출 성장률이 가장 높았던 월드타워점이 6월 말 문을 닫았는데도 지난해보다 매출 4조 달성 시점이 약 2개월 앞당겨 졌다.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는 “어려운 상황에도 36년 동안의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최단기간 4조 원 돌파라는 기록을 달성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관광객 직접유치를 통해 한국 관광에 대한 잠재적 수요를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은 신규 시내면세점들이 속속 문을 열었는데도 경쟁심화에 따른 악영향을 받지 않았다. 오히려 국내 면세점시장이 커지면서 시장지배력이 더 강화됐다.
올해 신라아이파크면세점과 갤러리아면세점63이 완전 개장했고 두타면세점,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등도 부분개장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2016년 상반기 국내 면세점 매출은 5조7749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26.1% 증가했다.
롯데면세점의 상반기 매출은 2조7338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27.8% 늘었다. 전체 시장의 파이도 커졌지만 롯데면세점은 그보다 더 큰 비율로 매출을 늘려 시장점유율이 0.6%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수익성 측면에서 보면 롯데면세점의 우위가 더 두드러진다. 롯데면세점은 상반기에 영업이익 2326억 원을 내 영업이익률이 약 8.5%에 이르렀다.
같은 기간 업계 2위인 신라면세점은 영업이익 430억, 영업이익률 2.58%로 롯데면세점에 한참 못미쳤다. 신규 면세점업체들은 대부분 영업손실을 봤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은 규모의 경제가 작용하는 대표적인 사업”이라며 “신규업체들이 롯데면세점이 보유한 제품구성(MD), 판촉, 원가경쟁력 등에서 우위를 넘어서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은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더 가파르게 매출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공동점은 상반기에는 하루 평균 매출이 81억 원 수준이었으나 최근 2주 동안은 하루평균 1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장선욱 대표는 “중국인 관광객 방문이 집중되는 중추절과 국경절, 10월22일 외국인 전용 롯데면세점 패밀리 페스티벌을 앞두고 있어 매출 증가가 더욱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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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인 관광객들이 롯데면세점 화장품 매장에서 쇼핑을 즐기고 있는 모습. |
하지만 앞으로 롯데면세점의 성장세를 마냥 낙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최근 정부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 후보지로 롯데스카이힐 골프장이 유력하게 떠오르면서 중국 리스크가 불거졌다.
롯데면세점은 중국인 관광객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78%에 이를 정도로 높아 리스크가 현실화할 경우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또 시내면세점 신규특허 획득 여부도 불투명하다. 입점 로비의혹 등이 사실로 드러나 롯데면세점은 면세점 특허의 심사기준 가운데 면세물품·매장 관리 역량, 기업이익 사회 환원·상생협력 노력 등에서 부정적 평가를 받게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면세점이 국내 면세점시장에서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월드타워점 재탈환이 반드시 필요하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