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공정거래위원회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공익법인 의결권 행사현황을 분석해 공개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점검기간(2022년 12월30일부터 2023년 4월30일) 동안 13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27개 공익법인이 주식을 보유한 31개 국내 계열회사의 주주총회에서 모두 223회 의결권을 행사했다고 밝혔다.
▲ 공정거래위원회가 12월18일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공익법인 의결권 행사현황을 발표했다. |
13개 상출집단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삼성, LG, 포스코, HD현대, 한진, 부영, 금호아시아나, HDC, SM, KT&G, KCC, 코오롱, DB였다.
안건 종류를 살펴보면 임원 임면이 140회로 가장 많았다. 정관 변경 34회, 재무제표 승인 18회, 임원 보수 한도 승인 16회가 뒤를 이었다.
현행 공익법인 의결권 행사 제한 제도에서는 원칙적으로 상출집단 소속 공익법인은 보유하고 있는 국내 계열회사 주식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그러나 공익법인이 해당 국내 계열회사 발행주식총수를 소유하고 있는 경우 또는 상장사 주주총회에서의 임원임면, 정관변경, 비계열사로의 합병·영업양도 등에 대한 의결권 행사인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의결권 행사가 가능하다.
223건의 의결권 행사 가운데 적법한 의결권 행사는 모두 190회였다.
상출집단 소속 공익법인이 지분 100%를 보유한 계열사에 의결권을 행사한 사례가 29회, 임원 임면과 정관 변경 등 예외적 의결권을 행사한 사례가 161회였다.
나머지 의결권 행사는 공익법인이 제도 시행을 인지하지 못했거나, 법 취지를 오인한 의결권 행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의결권 행사가 안건 통과 여부에 영향을 미친 사례는 없었다.
상출집단 소속 대다수 공익법인은 제도 시행 초기임에도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거나 예외적 허용 규정에 근거한 적법한 의결권만 행사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의결권을 행사한 공익법인들도 피출자계열회사 보유 평균지분율이 1.25%로 낮아 안건 통과여부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상출집단)은 자산총계가 10조 원 이상인 기업이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적용되는 공시 의무에 더해 상호출자 금지, 순환출자 금지, 채무보증 금지, 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 등의 규제를 받는다.
공정위가 지정한 상출집단 48곳 가운데 공익법인을 보유한 기업은 42곳으로 모두 164개의 공익법인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익법인을 보유한 42곳 가운데 총수가 있는 기업은 37곳으로 조사됐다. 총수가 있는 기업 가운데 공익법인을 많이 보유한 집단을 살펴보면 SK가 22개로 가장 많았다. 이어 삼성 11개, HD현대 10개, LG·한진·현대자동차가 각각 6개 순이었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대기업집단 소속 공익법인 및 금융‧보험사 의결권 행사 실태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그 결과를 공개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비영리법인이 총수 일가 지배력 강화‧유지를 위한 우회적 수단으로 이용되지 않도록 감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연구용역 결과를 검토해 현행 제도 운영 관련 기업 측의 애로사항을 파악해 개선하겠다”고 덧붙였다. 김홍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