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은 경쟁사 동향은 별개의 흐름일 뿐 롯데그룹만의 전략을 가지고 인사를 정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경쟁사들이 차별화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고삐를 죄고 있는 만큼 신 회장 역시 유통업계의 흐름과 결이 다른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을 수 있다.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의 핵심인 롯데쇼핑에는 임기 만료를 앞둔 최고경영자들이 3명이나 있다.
김상현 롯데그룹 유통군HQ(헤드쿼터) 총괄대표 부회장 겸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과 정준호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장(롯데백화점 대표), 나영호 롯데쇼핑 이커머스사업부장(롯데온 대표) 등이다.
실적으로나 조직문화 개선 노력으로나 여러 측면을 감안했을 때 이들에게 한 번의 기회를 더 부여할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 롯데쇼핑 인사의 관전 포인트는 김상현 롯데그룹 유통군HQ(헤드쿼터) 총괄대표 겸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과 정준호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장(롯데백화점 대표), 나영호 롯데쇼핑 이커머스사업부장(롯데온 대표) 등 외부 출신 인재 3명의 교체 여부다. 사진은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롯데쇼핑>
김 부회장과 정 대표, 나 대표는 모두 신동빈 회장이 2021년 외부에서 영입한 인재들로 롯데쇼핑의 조직 문화를 바꿔내는데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받는다. 경직된 조직 문화로는 경쟁력 확보가 힘들다고 보고 우선 유연한 문화를 정착하는데 집중해왔다.
그 결과 롯데쇼핑 내부에서는 ‘해볼만 하다’라는 분위기까지 형성된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쇼핑이 2022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15조4760억 원, 영업이익 3940억 원을 내며 2019년 이후 3년 만에 최대 영업이익을 거둘 수 있었던 배경도 됐다.
올해 들어서는 해외여행 증가에 따라 백화점사업부 실적이 다소 주춤한 경향을 보이고 있지만 그렇다고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할 정도는 아니라는 시각이 많다.
그러나 이들의 거취를 장담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여전히 적지 않다.
신세계백화점을 안정적으로 이끌던 손영식 전 신세계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실적 부진을 이유로 자리에서 물러났듯이 신 회장이 분위기 환기를 명분으로 삼아 새로운 체제 구성을 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외부 출신 인재를 선호하는 경향이 우세했던 지난 몇 년 동안의 흐름에서 변화를 주고 롯데그룹에서 성장해온 내부 인재들에게 자리를 마련해주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온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연말 인사와 관련해 현재까지 알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