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M이 볼트EV 신형 모델에 LFP 배터리를 적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GM 전기차 볼트EV 홍보용 이미지. < GM >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GM이 보급형 전기차 ‘볼트EV’ 신모델을 출시하며 중국업체에서 주로 생산하는 LFP 배터리를 탑재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볼트EV를 처음 출시할 때부터 배터리 공급을 담당해 온 LG에너지솔루션과 사실상 거래를 중단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메리 바라 GM 회장은 현지시각으로 24일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차세대 볼트EV 출시는 GM에 매우 중요한 일”이라며 “비용 효율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볼트EV는 미국 기준 2만6500달러(약 3562만 원)의 가격부터 판매되는 GM의 보급형 전기차로 전체 전기차 판매량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판매량은 4만9484대로 지난해 연간 판매량인 3만8120대를 이미 훌쩍 뛰어넘었다.
GM은 당초 볼트EV를 올해 안에 단종하고 가격이 높은 다른 전기차로 소비자 수요를 대체한다는 계획을 두고 있었다. 그러나 판매량 증가세가 이어지자 이런 계획을 철회했다.
급기야 메리 바라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볼트EV 신모델과 관련한 정보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그는 볼트EV가 회사 전체의 수익성 개선에 기여하는 제품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며 특히 LFP 배터리셀을 탑재해 원가 효율을 대폭 높이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LFP 배터리는 CATL과 BYD 등 중국업체가 주로 생산하는 배터리로 한국 배터리 3사가 공급하는 삼원계 배터리와 비교해 단가가 낮다.
GM은 2016년 볼트EV를 처음 선보였을 때부터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를 탑재해 왔다.
볼트EV 시리즈에서 발생한 화재 사태로 대규모 리콜과 생산 중단이 결정된 이후에도 GM은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활용해 생산을 재개할 정도로 긴밀한 협업 관계를 이어왔다.
그러나 신형 모델에 LFP 배터리를 탑재한다는 것은 결국 볼트EV 생산에 LG에너지솔루션과 협력을 사실상 중단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메리 바라는 “볼트EV는 북미에서 처음 생산되는 LFP 배터리 기반의 얼티엄 플랫폼을 적용할 것”이라며 “배터리 생산의 비용 구조가 눈에 띄게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GM은 구체적으로 어떤 기업에서 LFP 배터리를 사들일 것인지 밝히지 않았다.
미국 CNBC는 신형 볼트가 GM의 새 전기차 플랫폼 기술과 가격 경쟁력, 내구성 등으로 소비자들에 긍정적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GM이 볼트EV 시리즈에 중국산 LFP 배터리를 탑재한다고 해도 기존 협력사인 LG에너지솔루션이 받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볼트EV는 이미 단종이 예정되어 있던 제품이고 GM이 출시하는 다른 전기차 모델에는 대부분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탑재되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에 GM과 두 곳의 배터리 합작공장을 운영하게 된 만큼 앞으로도 GM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핵심 협력사 지위를 유지할 공산이 크다.
메리 바라는 “GM이 모든 차량 라인업을 전기차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는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며 “2025년까지 연간 100만 대의 생산량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유지한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5일 콘퍼런스콜을 열고 2026년부터 전기차용 LFP 배터리 생산을 목표로 두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업체에 대응할 충분한 가격 경쟁력과 생산능력을 갖춰낸다면 GM이 볼트EV에 LG에너지솔루션의 LFP 배터리 탑재를 검토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