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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이름값 '농지비' 인상 국감 이슈로, 이석준 '금융 빅4' 수성 영향에 촉각

김환 기자 claro@businesspost.co.kr 2023-10-16 13: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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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4대 금융 수성 여부를 가를 수 있는 변수를 맞닥뜨렸다.

국정감사에서 농협금융이 부담해 온 농업지원사업비가 적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농협 명칭사용료 ‘농업지원사업비(농지비)’는 해마다 수천억 원에 이르러 금융지주 순위도 바꿀 수 있다. 
 
농협 이름값 '농지비' 인상 국감 이슈로,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41687'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석준</a> '금융 빅4' 수성 영향에 촉각
▲ NH농협금융의 실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농업지원사업비 인상 문제가 올해 국감에서 다뤄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진은 이석준 회장이 취임연설을 하는 모습.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의 농업지원사업비가 제자리걸음하고 있다는 지적이 올해 국정감사에서 나왔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13일 국정감사에서는 농협중앙회 계열사인 농협금융지주의 농업지원사업비 과소 문제가 지적됐다.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코로나 시기에 농촌은 어려웠지만 금융지주는 역대 최대 수익을 거뒀다”며 “신경분리 이후인 2013년 대비 농협은행 순이익은 지난해 890% 늘었지만 농지비 부과액은 2013년보다 989억 원 적게 낸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김승남 의원과 이원택 의원도 서면 질의를 통해 농지비를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같은 내용의 질의가 쏟아진 바 있다.

농업지원사업비는 농업·농촌 지원을 위해 농협금융 자회사들이 농협중앙회에 내는 분담금이다. 

이른바 농협의 ‘이름값’으로 명칭사용료라고 불리다 금액이 과도하다는 논란이 이어지자 2017년 사업비 개념이 들어간 농업지원사업비로 이름이 바뀌었다.

농해수위 의원들의 의견은 농협금융지주 순이익이 대폭 늘었지만 농업지원사업비는 제자리걸음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농업지원사업비 증가폭은 농협금융의 순이익 상승폭에 크게 못 미쳤다. 

농협금융은 지난해 순이익으로 연결기준 2조2309억 원(농지비 제외)을 냈는데 이는 2018년(1조2189억)보다 83% 가량 늘어난 것이다. 농업지원사업비는 같은 기간 16.7% 늘어나는데 그쳤다.

농협금융에 농지비는 중요한 변수다. 4대 금융지주 구성원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농협 이름값 '농지비' 인상 국감 이슈로,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41687'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석준</a> '금융 빅4' 수성 영향에 촉각
▲ 2018년 이후 농협금융 순이익과 농업지원사업비 추이. 출처는 농협금융지주 자료 갈무리.
농협금융은 올해 상반기 우리금융을 순이익에서 앞서며 '금융 빅4' 대열에 처음 올라섰다.

하지만 농지비가 없었다면 농협금융은 이미 2021년 순이익 2조6034억 원을 거둬 우리금융(2조5880억)을 제쳤을 것으로 보인다.

농지비 제외 기준을 올해 상반기에 적용한다면 농협금융 순이익은 1조8774억 원으로 우리금융(1조5390억)과 격차를 더욱 벌린다. 3위 하나금융(2조209억)과 격차는 1500억 원 이내로 들어올 정도다.

농해수위 의원들 주장대로 농지비 상한을 늘리는 법안이 제정되면 농협금융은 올해 상반기에 올라선 4위 자리가 유지되기 힘들 것으로 여겨진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법안은 안호영 의원 안이 대표적이다. 

농협법에 따르면 농협중앙회는 농협이란 이름을 사용하는 법인에 대해 영업수익이나 매출액의 2.5% 범위 안에서 농지비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총회를 열어 해당 범위 안에서 농지비 실제 액수를 결정한다.

안 의원은 이 상한을 5%로 올리는 법률안을 발의했고 농해수위를 통과해 현재 법사위에 계류돼 있다.

이석준 농협금융 회장이 이와 관련해 의견을 내놓은 적은 없다. 다만 안호영 의원에 따르면 농협 관계자가 법제사법위원회에 반대 의견을 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안 의원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금융지주가 더 많은 수익금을 농촌과 나누고 싶어도 상한선이 있어서 장애가 된다 하여 농지비를 두 배로 올릴 수 있는 법안을 발의했다”며 “그런데 농협 관계자들이 최근에 법사위원들에 농지비를 두 배로 납부하는 법안을 반대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농협은 당국의 태도를 보며 수익성과 공공성을 저울질하는 모양새다.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은 올해 국감에선 조기퇴장하며 별다른 의견을 내놓지 않았지만 신년사에서는 농지비를 역대 최대인 5400억으로 편성하겠다는 뜻을 내놨다.

이 회장은 다만 지난해 국감에서는 “지주 회장에 농지비 인상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라고 이야기했다”며 “다만 농협금융에서 너무 많은 금액이 넘어오면 농협금융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농해수위 지적대로 농지비가 당장 오르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한도 상향이 담긴 농협법 개정안이 현역 농협중앙회장 연임 허용 논란 속에 법사위에 계류돼 있기 때문이다.

다만 9월 법사위 회의록에 따르면 해당 법률개정안을 심사한 위원들은 당시 현역 연임을 제외한 내용에 관련해서는 소관 상임위인 농해수위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은 것으로 분석된다. 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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