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HK이노엔이 올해 말 케이캡 국내 판매를 놓고 종근당과 계약을 연장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케이캡 국내 판매 계약은 올해 말 끝나는 데 지난해 출시한 캐이캡 구강붕해정을 HK이노엔 단독으로 판매하고 있다는 점에서 재계약이 불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시선도 나온다.
▲ HK이노엔(사진)이 종근당과 케이캡 국내 판매 관련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
1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HK이노엔은 올해 하반기 케이캡 국내 판매계약과 관련해 종근당과 논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HK이노엔 관계자는 이날 비즈니스포스트 통화에서 “현재 계약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이와 관련해 말을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케이캡은 HK이노엔(당시 CJ헬스케어)이 2019년 3월 출시한 위식도역류질환 약으로 30번째 국산 신약이기도 하다. 기존 계열인 ‘양성자 펌프 억제제(PPI)’ 치료제의 일반적 단점인 소화불량을 유발하지 않는다.
HK이노엔은 케이캡 출시 이전인 2019년 1월 종근당과 ‘코프로모션’ 계약을 체결해 국내에서 영업 및 마케팅을 함께 진행해왔는데 올해 말 계약 종료를 앞두고 있다.
케이캡이 국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면서 HK이노엔이 국내 공동 판매 계약에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케이캡은 2023년 1월부터 9월까지 처방 실적 기준으로 1141억 원을 낸 것으로 추산됐다. 2022년 같은 기간보다 18.7% 증가한 수준이다.
이뿐 아니라 케이캡은 지난해 2022년 처방 실적 기준 1252억 원의 매출을 내면서 2년 연속 1천억 원을 넘겼다. 출시 첫 해인 2019년 327억 원과 비교하면 4년 만에 매출이 282%나 급증한 것이다.
국내 개발 신약 가운데 단일 브랜드로 연간 처방실적이 1천억 원을 넘긴 것은 케이캡이 유일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종근당은 국내에서 탄탄한 영업망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재계약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케이캡이 국내에서 피캡(P-CAB) 계열의 위식도역류질환 시장 1위를 하고 있지만 대웅제약이 올해 동일 계열의 경쟁 약물 '펙수클루'를 출시하면서 앞으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대웅제약은 펙수클루로 국내에서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유비스트에 따르면 대웅제약 펙수클루는 2023년 1월부터 9월까지 처방 기준으로 매출 374억 원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2022년 같은 기간보다 714.5% 증가했다.
펙수클루가 2022년 7월에 출시된 점을 감안해도 빠르게 매출이 늘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이뿐 아니라 HK이노엔이 해외 진출에 힘을 쏟고 있는 만큼 국내 판매망을 현재와 같이 유지할 수 있다는 점도 재계약 가능성을 높여준다.
HK이노엔은 2028년까지 100개 국가에 케이캡을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둔 상태다. 현재까지는 35개 국가에 진출했다.
다만 HK이노엔이 케이캡의 복용 편의성을 높인 구강붕해정을 단독으로 판매하고 있다는 점에서 ‘홀로서기’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HK이노엔은 지난해 5월 케이캡 구강붕해정을 출시한 이후 단독으로 판매해왔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HK이노엔과 종근당의 케이캡 공동 판매 재계약의 핵심은 수수료로 보인다”며 “신약 출시 당시는 리스크가 큰 만큼 HK이노엔이 높은 수수료를 감수했지만 시장에 자리잡은 만큼 수수료율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