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경 기자 huiky@businesspost.co.kr2023-10-09 16:2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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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증권업 관련 종목 주가가 연일 약세를 보이고 있다.
다가올 3분기 실적시즌에 기대감이 옅어진 가운데 해외부동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기존 악재가 다시 떠오르면서 증권주 주가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들면서 증권업 주가가 금융주 가운데 홀로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한국금융지주 등 11개의 종목으로 구성된 KRX 증권지수는 최근 한 달 동안 4.06%(24.91포인트) 내려 6일 589.06에 장을 마쳤다.
은행, 보험 등 다른 금융주 주가가 ‘배당의 계절’을 맞아 하락장에서도 두드러진 수익률을 내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같은 기간 KRX 보험(8.73%), KRX 은행(1.03%) 지수는 코스피지수(-6.03%)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처럼 증권주가 금융주 가운데 홀로 부진한 배경에는 3분기 실적시즌을 향한 우려가 있다.
국내 증권사 3분기 실적은 당초 예상보다 부진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우선 올해 상반기 예상 외 호실적을 이끌었던 증시 거래대금이 빠르게 줄고 있다. 9월 일평균 국내증시 거래대금은 19조800억 원으로 8월(22조9500억 원)과 7월(27조3893억 원)에 비해 감소했다.
10월 들어서는 15조3300억 원으로 감소세가 더욱 두드러진다.
▲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당분간 고금리 기조가 이어질 것을 시사한 뒤로 금융시장에 출렁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고금리 기조의 장기화 방침을 시사하면서 증시가 약세를 거듭하고 있는 영향이다. 이에 2차전지 등 테마주 열풍이 한차례 꺼지면서 자금이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가고 있다.
고금리 기조 장기화 방침에 채권가격이 급락한 점도 증권사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상반기 세일즈트레이딩(S&T) 부문이 증권사 실적에 기여해 왔는데 3분기에는 채권 평가손실로 실적이 악화했을 가능성이 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채 3년물 수익률은 4일 4.11%로 연중 최고치를 새로 썼다. 채권 수익률이 상승하면 기존 보유한 채권의 가격이 감소하면서 평가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증권업종은 저평가 매력에도 당분간 상승 모멘텀이 부족하다”며 “당분간 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아직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는 구간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기존의 악재인 해외 부동산 평가손실과 PF관련 이슈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 점도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증권업 3분기 실적은 해외 투자자산으로부터 평가손실 및 손상차손과 PF 관련 충당금 적립이 추가로 발생하면서 컨센서스를 재차 밑돌 전망이다”며 “8월부터 거래대금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고, 시장금리가 8월부터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증권업 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할 것으로 되는 가운데 위탁매매에서 강한 키움증권, 삼성증권 등이 상대적으로 선방했을 가능성이 떠오른다. 일평균 거래대금이 감소세에 접어들었으나 아직 절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대신증권(1.5%), 삼성증권(-0.8%), 유안타증권(-1.57%) 등 위탁매매업에 경쟁력이 있는 종목 주가가 최근 한달 동안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반면 대장주인 미래에셋증권(-11.21%) 주가는 해외부동산, CJ CGV 관련 손실로 인한 실적 부진과 라임펀드 특혜성 환매 의혹 등의 영향으로 가장 크게 내렸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