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경 기자 huiky@businesspost.co.kr2023-10-09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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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실적 발표가 삼성전자 주가를 비롯해 국내 증시의 반등 발판을 마련할 지 주목된다.
올해 3분기 내내 박스권에서 움직이며 힘을 못 썼던 코스피지수는 10월 들어 2400선까지 빠르게 밀리면서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대장주인 삼성전자에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는 이유다.
▲ 삼성전자는 11일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6일 기준 전날보다 1.05% 하락한 6만6천 원에 거래를 마쳤다.
9월 중 7만 원 위에서 거래됐던 삼성전자 주가는 최근 들어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19일부터 최근 10거래일 동안 25일 제외하고 약세를 이어갔다. 6일 기준으로도 5거래일 연속으로 주가가 내렸다.
다만 삼성전자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여전히 높다. 한때 8천억 원 밑으로 내려섰던 삼성전자 일평균 거래대금도 1조 원대를 회복하면서 높아진 관심도를 입증하고 있다.
삼성전자 9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1조418억 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 2차전지 등 테마 업종에 수급이 쏠리면서 3월(7611억 원), 8월(7979억 원) 등 8천억 원을 밑돌았던 거래대금이 9월 들어 다시 1조 원 위로 반등했다.
2차전지 과열이 한차례 꺼졌고, 고금리 기조 장기화 등 경기 전반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비교적 안정적인 대형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돌아오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전체 시장 거래대금은 줄어든 가운데 삼성전자 거래대금이 늘어나면서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커진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3분기 실적시즌이 다가오면서 삼성전자 주가 추이에 시선이 몰린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11일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일반적으로 분기를 마친 뒤 첫 번째 주에 잠정실적을 내놨지만 10월 추석연휴 등으로 시기가 미뤄진 것으로 파악된다.
시장에서는 점차 삼성전자 3분기 실적에 대한 추정치를 줄이면서 눈높이를 낮추는 모습이다.
증권업계는 당초 2~3조 원 대 영업이익을 전망했으나 최근 들어서는 1조9천억 원으로 추정치를 낮췄다. 6천억 원대를 기록했던 1, 2분기와 비교해 분기 기준으로는 개선됐으나 고정비 부담 영향 등으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낼 것이란 분석이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가격 반등을 모색하기 위해 '2차 감산'을 진행하면서 단위 원가가 증가했다”며 “삼성전자가 '출하'보다는 '가격 방어'에 집중하는 수익성 우선 정책을 선택하면서 출하량이 예상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실적발표를 앞두고 시장은 특히 실적 회복강도에 집중하고 있다. 3분기 실적발표가 반도체 업황의 실적 바닥을 인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면서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주 주목할 만한 이벤트로 삼성전자 실적발표를 꼽으면서 "삼성전자는 D램 감산 규모를 키우고 있고 4분기에는 고객사에 공급하는 메모리 가격을 인상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반도체 가격반등과 메모리 수요 확대로 반도체 업황 바닥 다지기가 확인될 시 반도체 업종 주가 매력도가 확대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 마이크론은 앞서 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마이크론은 반도체 기업 가운데 일반적으로 가장 빠르게 실적을 발표해 세계 반도체 기업의 '실적 풍향계'로 불리기도 한다.
가장 앞서 실적을 발표한 글로벌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실적도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지났다는 점을 확인시켜주면서 반도체기업 실적 턴어라운드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는 상황이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들어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이 저점을 통과했다'는 심리가 시장에 확산되고 있다”며 “재고 부담이 덜한 일부 고객들의 추가 물량 구매가 진행되고 있으며 매모리 공급 업체들도 가격 인상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스탠스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크론은 분기 기준으로 약 2조 원 가량 적자를 냈지만 규모를 줄이면서 시장의 전망치를 넘어서는 실적을 냈다. 동시에 실적의 회복강도가 시장의 기대보다 약하다는 의견이 함께 나오면서 뒤를 이어 발표될 삼성전자의 실적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최근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3분기 실적발표가 투자자들에게 실적 바닥을 지났다는 신호로 읽히면서 주가 반등의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앞서 삼성전자 1, 2분기 실적발표도 반도체 업황 턴어라운드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면서 주가 반등의 계기로 작용했던 바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3분기 잠정 실적 발표가 투자자들에게 실적 바닥을 인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이면서 주가 반등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D램과 낸드 가격은 올해 4분기에 동시 반등하면서 2021년 3분기 이후 2년 만에 반등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