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서 차세대 항암제로 ADC 기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글로벌 빅파마뿐 아니라 국내 바이오기업들도 항체-약물접합체(ADC) 기술 확보를 위해 투자를 늘리면서 공동 연구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국내에서 바이오벤처로는 레고켐바이오와 피노바이오, 에임드바이오 알테오젠 등이 ADC 관련기술을 개발을 통해 2세대 ADC 후발주자로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3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ADC 기술이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차세대 제약·바이오업계에서 유망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ADC는 ‘항체-약물’ 접합체로 크게 암세포를 탐색하는 ‘항체’와 특정 암세포의 항원 단백질을 공격하는 ‘약물’ 그리고 항체와 약물을 연결하는 ‘링커’로 구성된다.
기존 항암제와 달리 암세포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고 표적으로 삼은 종양에 직접적으로 타격을 가하는 구조인 만큼 기존 항암 치료와 비교해 효과는 높이고 부작용은 줄이는 기전을 갖고 있다.
국내에서도 ADC 플랫폼 관련 기술을 확보한 바이오벤처가 대형 바이오기업이나 글로벌 빅파마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는 공동 연구 형태로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에임드바이오는 올해 9월 삼성그룹 바이오계열사 중심으로 조성된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를 통해 투자를 유치했다.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물산이 출자한 펀드로 에임드바이오 이전 해외 기업에만 투자해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에임드바이오는 뇌종양의 일종인 ‘교모세포종’과 방광암에 대한 ADC 신약 후보물질 ‘AMB302’의 전임상 단계를 마치고 임상1상을 준비하고 있다.
에임드바이오는 삼성뿐 아니라 중국 ADC 개발사인 진퀀텀헬스케어와 최대 5종의 ADC 파이프라인을 공동으로 연구개발하기 위한 계약도 체결한 바 있다.
레고켐바이오는 ADC 신약 후보물질 4종을 발굴해 현재 국내외에서 임상을 진행하면서 현재 상용화에 가장 앞서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레고켐바이오가 중국 포순제약에 기술이전한 ADC 신약후보물질 LCB14를 활용해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 포순제약은 전이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ADC LCB14와 ‘케싸일라’를 비교하는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다. 케싸일라는 스위스 제약사인 로슈의 유방암 치료용 ADC 신약이다.
이뿐 아니라 올해 3월 글로벌 빅파마인 암젠과 ADC플랫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면서 기술력을 입증하고 있다.
레고켐바이오는 현재까지 ADC 분야에서만 12건의 기술이전 및 옵션 계약을 체결했고 누적 계약 규모는 6조5천억 원에 이른다.
피노바이오도 국내외 제약사와 협력을 다각화하면서 ADC 플랫폼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피노바이오는 셀트리온을 포함해 안국약품, 브릿지바이오, 콘쥬게이트바이오 등 국내외 제약 바이오회사들과 ADC 플랫폼과 관련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대표적으로 셀트리온과는 대규모 기술실시 옵션 도입 계약을 2022년 10월 맺으면서 ADC 플랫폼 활용 권리를 셀트리온에게 제공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셀트리온으로부터 10억 원의 선급금을 받고 최대 15개 타깃에 대해 피노바이오가 ADC 플랫폼 활용 권리를 제공하는 계약이다. 개발 단계에 따른 기술료(마일스톤) 등을 포함하면 전체 계약금은 1조5천억 원에 이른다.
알테오젠도 최근 자사 ADC 기술을 이용해 다수 항암제를 ADC로 개발하고 있다. 알테오젠이 보유한 ADC 기술은 유전자재조합 기술을 바탕으로 위치 특이적 접합 방식으로 약물의 접합을 구현해 상대적으로 안정성과 효력뿐 아니라 경제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알테오젠은 올해 9월 ADC 난소암 치료 후보물질인 (ALT-Q5)와 관련해 미국에서 특허를 등록했다.
항암제 대비 부작용이 적은 데다 앞으로 바이오의약품위탁개발생산(CDMO)의 차세대 경쟁력으로 꼽힌다는 점에서 ADC가 바이오업계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기존 의약품과 비교해 구조적으로 복잡한 만큼 개발 및 제조과정도 그만큼 까다롭다는 점에서다.
구체적으로 화이자가 개발해 처음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을 받은 ADC인 ‘마일로타그’의 경우 전체 항체 가운데 정상적으로 약물과 결합된 항체는 50% 수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효과적 측면에서 기존 항암제 대비 성능이 높은 만큼 이를 대비할 필요성이 높다.
대표적으로 일본 다이이찌산쿄와 영국 아스트라제네카가 함께 개발한 항암제 엔허투는 2019년 4분기 출시된 이후 2022년 말까지 글로벌 누적 매출만 2386억 엔(약 2조2천억 원)을 기록한 바 있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는 8월 보고서에서 글로벌 ADC 시장이 2022년 90억4천만 달러(약 12조 원)에서 2029년 360억 달러(약 47조5천억 원)로 7년 만에 4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ADC는 전 세계적으로 현재 초기 단계로 플랫폼을 통해 고형암 분야를 넓힐 수 있어 블루오션”이라며 “기존 약물과 ADC 병용 임상을 통해 확장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