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사장이 미국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을 확보한 이후 대규모 인력충원에 나설 가능성이 나온다.
이 대표는 아직까지 생산공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연구인력 확보가 필요한데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협력관계였던 글로벌 제약사 바이오젠이 대규모 감원에 나선 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 23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바이오젠의 대규모 인력 감축에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인력 확충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23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이 사장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링크드인 계정에 바이오젠 인력 감축 기사를 공유한 것을 놓고 롯데바이오로직스 전진기지로 여겨지는 미국에서 인재 영입에 나설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그동안 이 사장은 자신의 링크드인 계정에 바이오산업 주요 이슈를 공유하거나 롯데바이오로직스 주요 사업 소식을 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바이오젠의 1천 명 감축 소식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바이오젠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자회사이자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를 개발 사업을 맡고 있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공동 운영했던 글로벌 제약사라는 점에서 관련 인재를 확보하는 데 한 층 유리할 수 있다.
이뿐 아니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최근 바이오젠으로부터 바이오시밀러 사업부 인수를 제안 받아 현재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지난해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 출신 인재를 영입하면서 둘 사이에 법적 다툼을 겪고 있는 만큼 추가적 논란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실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3년 6월 법원에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상대로 영업비밀 침해 금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2022년 하반기부터 롯데바이오로직스로 이직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영업비밀 침해 금지 가처분을 낸 데 이어 회사에도 법적 조치를 취한 것이다.
하지만 이 사장으로서는 CDMO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기 위해서는 개발 인력 확보가 필수적이다.
현재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미국 시러큐스 바이오의약품 공장을 인수하고 국내에서는 3조7천억 원을 투자해 인천 송도에 생산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미국 시러큐스 바이오의약품 공장을 인수할 때 고용승계도 진행하면서 사업을 위한 인력은 일정부분 확보했다.
▲ 롯데바이오로직스.
이를 바탕으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출범한 지 1년 만인 2023년 상반기 매출 830억 원, 순이익 207억 원의 성과를 거뒀다.
다만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이 공장을 사실상 해외 CDMO의 전초기지로 삼아 증설도 추진하고 있어 해외 인력이 추가적으로 필요한 데다 송도에 '메가 플랜트'에 착수하게 되면 이를 운영할 인력 확보가 필수적이다.
CDMO 사업에서는 대규모 생산시설을 기반한 위탁생산 능력뿐 아니라 위탁개발 능력이 중요한 만큼 관련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CDMO는 위탁생산을 의미하는 CMO와 위탁개발을 뜻하는 CDO가 합쳐진 말로 연구개발뿐 아니라 임상시험 단계에서 세포주 개발, 세포은행 구축 서비스, 품질시험 등을 진행할 수 있는 인력이 필수적이다.
특히나 CDMO 사업 관련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전문인력 수급에 난항을 겪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는 올해 초 보고서를 통해 "국내에 경험자나 전문가 인력 풀이 많지 않은 만큼 인재 확보를 위한 기업 간 유치와 경쟁이 더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런 과정이 국내 바이오산업의 인력 선순환 생태계 조성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