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찌민=비즈니스포스트] 우리은행의 베트남 법인인 베트남우리은행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리테일(소매금융) 영업을 확대한 덕분이라고 우리은행은 설명했다. 

베트남우리은행의 영업 최전선에 서 있는 호찌민지점도 지난해 성과를 이어가기 위해 법인 전략에 발맞춰 리테일 영업에 힘을 싣고 있다. 

17일 베트남 호찌민 엠플라자 빌딩 2층에 있는 베트남우리은행 호찌민지점에서 만난 김범상 지점장은 “대학교에 찾아가서 곰 인형을 선물로 주기도 한다”며 “코로나19 때문에 적극적으로 하지 못했던 브랜드 마케팅이나 홍보 활동을 많이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1997년 하노이지점을 만들면서 한국 금융기관 처음으로 베트남 현지영업을 시작했다. 이후 2006년 호찌민지점을 신설하면서 현지 영업을 확대했고 2017년 베트남우리은행을 출범했다. 

베트남우리은행은 현재 베트남에 모두 20곳 영업점을 두고 있다. 북부에 하노이지점을 포함해 모두 11곳 영업점이 있고 남부에는 호찌민지점을 포함해 8곳 영업점이 있다. 중부에도 다낭지점 1곳이 있다.

베트남우리은행은 올해 하노이, 호찌민, 껀터 지역에 3개 네트워크를 추가로 확보해 리테일 영업 확대에 더욱 힘을 싣는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베트남우리은행은 지난해에는 베트남의 유재석이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인지도가 높은 MC를 모델로 기용하고 TV 광고를 내보냈는데 올해는 전략을 바꿨다. 일반인 모델이 등장하는 쇼츠(짧은 영상)를 제작하고 유튜브 등 젊은 층이 많이 사용하는 채널을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베트남우리은행은 리테일 부문에서 꾸준히 성과를 내고 있다. 2021년 리테일 자산이 1억 달러를 넘어섰고 2022년에는 리테일 영업 확대로 우리은행 해외법인 가운데 처음으로 영업수익 1억 달러를 달성했다.

호찌민지점은 리테일 영업을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베트남 젊은 층이 많이 사용한다는 페이스북에서 홍보 활동도 펼치는 것은 물론이고 유명한 쇼핑몰에서 오프라인 행사도 열고 있다. 또 자동차 대리점 등을 네트워크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베트남우리은행은 특히 모기지론과 카론(자동차대출)을 앞세워 베트남 리테일시장을 공략하고 있는데 자동차 대리점과도 협력관계를 다져두면 고객 유치에 보탬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카드나 인터넷뱅킹 개설 등으로 구성되는 리테일 영업은 고객과 접점을 얼마나 확대하느냐가 중요한 만큼 호찌민지점도 직원 절반 이상이 리테일 부문을 맡고 있다.

리테일 영업을 중요시하는 만큼 당연히 현지 직원 비중이 매우 높다. 호찌민지점에는 모두 49명 직원이 근무하고 있고 이 가운데 46명이 현지 직원이다. 

현지 직원들의 역량이 리테일 영업 성과로도 이어지는 만큼 김 호찌민지점장은 현지 직원의 역량, 현지 직원의 소속감을 높이기 위한 방안 등을 두고도 고민이 깊었다.

김 지점장은 인터뷰가 끝나 갈 때쯤 잠시 자리를 뜬 적이 있었는데 직원 채용모집 공고를 내자마자 서류를 낸 현지 지원자 면접을 위해서였다.

면접을 끝내고 돌아온 김 지점장은 “한국말도 잘하고 정말 역량이 뛰어나다”면서도 채용에는 신중한 모습이었다. 

김 지점장은 올해 개인적 목표를 묻자 은행원답게 “KPI 달성”이라는 간결하고 명확한 답을 내놨다. 그러면서 “직원들과 합심하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겠느냐”고 웃으며 말했다.  

올해 1월 말에 베트남으로 왔다는 김 지점장은 인터뷰 내내 아직 적응하는 단계라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지만 바쁜 가운데도 빈틈없이 업무를 처리하는 모습에서 자신감이 느껴졌다.  
 
베트남에 오고 두 달 동안은 하루도 빠지지 않고 기업고객과 만났다고 했다. 그리고 현지직원들과 친해지는 데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그는 최근 자녀가 아파 급작스레 휴가를 쓴 직원에게 ‘일은 잘 해결됐냐’고 문자를 보냈는데 ‘하트’ 이모티콘이 들어간 답장을 받아 감동받았다는 얘기를 하며 이날 가장 크게 웃었다.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