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권민석 아이에스동서 사장이 건설폐기물, 폐배터리재활용 등 환경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아 순조롭게 기업체질을 전환하고 있다.
아이에스동서는 1분기 건설부문 매출이 부진했지만 환경사업 등 비건설부문이 방어해주면서 신사업 투자의 성과가 나타나는 모양새다.
▲ 권민석 아이에스동서 사장이 건설폐기물, 폐배터리재활용 등 환경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아 체질전환을 순조롭게 이끌고 있다. <아이에스동서>
17일 아이에스동서 분기보고서를 살펴보면 2023년 1분기 환경사업부문 매출 비중은 25.16%로 전체의 4분의 1 수준을 차지했다.
환경부문 주력사업인 폐기물처리사업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15.32%에서 2022년 18.55%, 올해 1분기 20.31%까지 확대됐다.
이에 더해 지난해 아이에스티엠씨(전 타운마이닝캄파니)를 인수해 편입하면서 폐배터리재활용사업에서도 올해 1분기부터 매출이 잡히기 시작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85%로 나타났다.
아이에스동서는 2023년 1분기 건설부문에서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4%, 신규 수주는 73.4% 줄었다.
1분기 기준 건설부문 전체 수주잔고도 3조391억 원으로 2022년 말보다 10.3% 감소했다. 자체개발사업과 건축, 토목사업부문 수주잔고가 모두 줄었다.
다만 아이에스동서는 올해 1분기 건설·산업폐기물처리사업부문 매출이 2022년 같은 기간보다 13.6%, 건축자재사업인 콘크리트부문 매출이 7.4% 늘었다. 폐기물배터리재활용사업 자회사 아이에스티엠씨도 매출 263억 원을 더했다.
환경사업부문을 비롯한 비건설부문사업이 전체 매출을 방어하면서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거뒀다.
권 사장이 적극적 인수합병을 통해 환경영역으로 사업을 다각화한 전략이 건설경기 악화 시기에 효과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폐기물처리사업과 폐배터리재활용사업 등 환경부문은 올해부터 이익 기여도도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아이에스동서 환경부문 영업이익이 회사 전체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23년 26%에서 2024년 40%, 2025년 50%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이에스동서는 올해 1분기 폐기물처리사업과 폐배터리재활용사업에서 각각 영업이익 101억 원, 92억 원을 냈다. 특히 폐배터리재활용부문은 영업이익률 35%로 ‘알짜 신사업’으로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이에스동서는 1분기 실적에서 환경사업부문의 수익성이 증명되면서 신사업 토대가 탄탄하다는 점이 재확인되고 있다”며 “국내 주택시장은 성장에 한계가 있는 내수사업으로 건설사들은 최근 몇 년의 투자행보로 체질전환에 나서고 있는데 아이에스동서는 그런 변화의 교과서적 사례”라고 바라봤다.
권 사장은 폐배터리재활용사업 진출로 환경사업 포트폴리오를 완성한 만큼 앞으로 신사업 비중을 확대하는 데 더욱 속도를 붙일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에스동서는 2023년 1분기 기준 건축·토목 등 건설사업부문 매출 비중이 여전히 64.76%를 차지한다. 다만 하이엔드 브랜드 선호도가 갈수록 뚜렷해지는 주택시장에서 아이에스동서의 아파트 브랜드 에일린의뜰 경쟁력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아이에스동서는 이에 다른 중견건설사들과 마찬가지로 주택사업과 자체개발사업 매출 감소에 따른 불안정성을 방어하기 위해 새 먹거리사업 마련이 핵심 경영과제로 꼽혀왔다.
권 사장은 올해 4월 이준길 인선이엔티 대표를 아이에스동서 각자대표이사로 전진배치해 내부 경영체제에서부터 환경사업에 힘을 더하고 있다. 인선이엔티는 권 사장이 2019년 인수한 국내 건설폐기물처리시장 1위 기업이다.
아이에스동서는 IR(기업설명회)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폐배터리재활용 등 환경사업에 의지를 보이고 있다. 아이에스동서는 올해 2월 폐배터리재활용사업 중장기 계획을 소개하는 기업설명회에서 2023년 안에 폐배터리재활용 자회사 아이에스티엠씨의 탄산리튬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2024년에는 제4공장 건설에 착공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아이에스티엠씨는 상장사인 성일하이텍, 새빗캠 등과 함께 국내 이차전지 재활용시장의 대표적 기업이다. 권 사장은 2022년 아이에스티엠씨 지분 100%를 2275억 원에 인수해 폐배터리재활용사업을 본격화했다.
아이에스티엠씨는 2022년 제3공장을 준공해 가동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2021년보다 각각 197%, 1740% 급증했다. 제4공장을 지어 생산능력을 확충하면 실적 성장세에 힘을 더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너2세인 권 사장은 아이에스동서의 환경사업 인수합병 전략을 진두지휘했다.
권 사장은 2019년 환경영역에서 새 먹거리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국내 건설폐기물 1위 기업이었던 인선이엔티를 인수했다. 일찌감치 국내 대기업들이 눈독을 들인 환경사업에 뛰어들어 공격적 인수합병을 감행했다.
권 사장은 인선이엔티 인수를 시작으로 파주비앤알, 영흥산업환경 등 건설계기물 중간처리기업들을 연달아 사들이고 2020년에는 산업폐기물기업 코엔텍도 품에 안았다.
그 뒤로도 2022년 환경에너지솔루션을 인수하고 캐나다 배터리재활용기업 ‘리씨온(Lithion)’ 지분투자로 폐배터리재활용사업에도 발을 뻗었다. 리씨온은 이차전지 원재료 추출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아이에스동서는 지난해 폐배터리재활용부문에서 아이에스티엠씨까지 인수한 뒤 생산능력 확충 등에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다.
권 사장은 아이에스동서의 전신인 일신건설산업을 창업한 권혁운 아이에스동서 회장의 장남이다, 2012년 35세 나이로 아이에스동서 대표에 올랐고 2021년 대표이사에 내려온 뒤 사장으로 경영현안을 돌보고 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