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성희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2차전지·해상풍력 등 신사업을 본격화하고 산업플랜트·토목사업 등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수익 기반을 다져나간다.
포스코이앤씨는 1분기 매출 증가에도 영업이익이 반토막 났다. 한 사장은 양질의 수주를 바탕으로 수익성 개선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 한성희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 사장이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수익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
1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가 올해 신사업을 본격화하며 도시정비·토목사업에서 양질의 사업을 수주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2023년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2조3639억 원, 영업이익 551억 원을 거뒀다. 2022년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11.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3.2% 감소한 것이다.
대부분 건설사들의 형편과 비슷했다. 지난해 확보한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올해 1분기 매출 성장세를 보였지만 지난해부터 이어진 건설자재값 상승 여파가 이어지면서 영업이익이 하락했다.
다만 직전 분기인 2022년 4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8.1%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148.2% 증가했다. 포스코이앤씨는 건축사업부문에서 수익성 개선 및 경비절감 효과로 직전 분기보다 이익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이앤씨가 1분기에 다소 아쉬운 영업이익을 냈지만 한 사장은 수익성 위주 사업을 진행하며 실적 개선을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올해 신사업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사장은 포스코그룹에서 재무전문가로 인정받고 있고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한 2019년 이후 포스코이앤씨의 실적 개선을 이끌어온 경험이 있다.
한 사장의 임기 첫해 포스코이앤씨의 실적을 보면 매출 7조7944억 원, 영업이익 3797억 원, 순이익 2571억 원을 거뒀다. 2019년보다 매출은 1.9%, 영업이익은 53.5%, 순이익은 48.9% 각각 늘었다.
2021년에는 수년 동안 7조 원대에 머물렀던 매출을 8조 원대(8조1986억 원)로 끌어 올려놨고 포스코건설 사상 최대 영업이익인 4409억 원을 거뒀다.
한 사장은 2023년 신년사를 통해 “저수익 사업은 과감한 조정이 필요하다”며 “수소와 2차전지, 전기로 분야의 EPC(설계·조달·시공) 역량을 확보하고 중장기적으로 원전분야에도 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사장은 “또한 교통 인프라와 연계한 산업플랜트 개발, 해상풍력발전 등 융복합 사업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포스코이앤씨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4월26일 세계 최대 해상풍력발전 인증기업인 노르웨이 DNV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국내 해상풍력 사업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DNV는 1864년 노르웨이에서 설립된 세계 풍력발전 인증 1위 업체다. 해상풍력사업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DNV 등 인증기업에서 인증이 필수적이다.
또한 한 사장은 미래 성장동력을 이끌어갈 인재확보에도 힘을 기울인다. 5월 들어 21일까지 2차전지, 데이터센터, 해상풍력, 디지털전환 등 분야에 걸쳐 경력직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이 인도네시아에서 추진하고 있는 제철, 배터리소재, 가스전 개발 등에 포스코이앤씨가 참여할 가능성도 높다. 포스코이앤씨가 플랜트에 강점을 지닌 만큼 그룹사의 인도네시아 사업 진출에 힘을 보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포스코홀딩스는 크리카타우스틸과 합작한 일관제철소를 인도네시아에서 운영하고 있는데 앞으로 5년 동안 30억~35억 달러를 투자해 제2고로를 신설하기로 했다. 또한 2차전지 핵심소재인 니켈 생산량 세계 1위 인도네시아에 니켈 제련공장도 짓기로 했다.
또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인도네시아에서 지난 2월 인도네시아 국영기업 PHE와 컨소시엄으로 참여해 벙아(Bunga) 광구 탐사권을 획득해 가스전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건축사업과 인프라사업 수주도 착실히 쌓아나가고 있다. 안정적 재무구조를 갖추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에서 벗어나 있는 강점을 바탕으로 올해 도시정비시장에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2023년 들어 도시정비시장에서 압도적 수주능력을 보이고 있다. 올해 현재까지 누적 2조606억 원을 수주해 가장 먼저 2조 클럽에 가입했다.
이는 지난해 1월 1기 신도시(분당·일산·중동·평촌·산본) 수주추진반을 신설한 뒤 같은해 7월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를 출시한 효과로 분석된다. 더욱이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불안에 조합이 재무구조가 튼튼한 시공사를 선정하는 점도 긍정적 요소다.
대규모 토목사업 수주 기대도 크다. 포스코이앤씨가 국토부에 제안한 충북 영동~오창 고속도로(추정 사업비 1조5500억 원)가 수익형 민자사업(BTO) 방식으로 추진되는 것이 확정됐다.
국토부는 지난 3월24일 한국개발연구원에 민자 적격성 조사를 의뢰했다. 민자사업 최초 제안자는 제3자 공고에서 일정 수준의 가점을 받는 만큼 포스코이앤씨의 수주 가능성이 높다는 시선이 나온다.
포스코이앤씨는 이와 함께 유신 컨소시엄 일원으로 용역을 수행하고 있는 가덕도신공항 관련 부지조성공사(추정금액 7조 원) 수주도 노리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2023년 1분기 기준으로 부채비율 132%를 기록하며 현대건설(114.9%), DL이앤씨(92.4%)와 함께 단단한 재무구조를 갖추고 있다.
포스코이앤씨의 신용등급은 A+이고 프로젝트파이낸싱 관련 신용보강 규모는 5081억 원으로 포스코이앤씨가 보유한 현금및현금성자산(1조1320억 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2023년 미래 성장동력 마련을 위한 신사업 추진에 힘을 실으며 다양한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며 “안정적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도시정비뿐 아니라 사업성이 높은 대규모 토목·인프라사업 확보에도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