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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경제재정연구포럼 조찬강연에서 여야 의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제로금리’로 대표되는 과감한 통화정책을 사실상 시행하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대신 추가경정예산과 기업구조조정 등으로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총재는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본관에서 열린 경제재정연구포럼 공개강연에서 “한국은행이 통화정책을 과감하게 시행해야 한다는 비판도 나오지만 우리는 제로금리까지 갈 수 없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한국은행이 앞으로 구조조정을 뒷받침하려면 통화정책에 여력을 보유해야 하며 국제금융시장의 급변에 대비해 외국인자본의 유입과 출입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어느 나라 중앙은행 총재들이든 '통화정책은 만병통치약이 아닌 근원적 문제를 해결할 시간을 벌어주는 차원에서 시행하는 것' 이라고 말한다”며 “통화완화정책을 과도하게 펼치면 부작용도 커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하는 것만으로 경기부진을 해결할 수 없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은 현재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수준인 1.25%로 유지하고 있다.
이 총재는 저성장과 저물가 문제를 해결하려면 추경예산 편성 등의 재정정책과 기업구조조정으로 대표되는 구조개편을 더욱 적극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의 자료 등을 인용하면서 “한국의 재정여건은 주요 국가들과 비교해 상당히 양호한 편”이라며 “향후 경기부진과 고용위축에도 대응할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강연 이후 포럼에 참여한 여야 의원들과 질의응답을 하면서 국책은행 자본확충펀드에 대한 발권력 동원 논란에 대해 “구조조정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금융불안을 방지하기 위해 자본확충펀드를 조성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통화정책 효과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경기회복을 지원하기 위한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겠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지금까지 주저했던 규제완화 등의 구조개편을 빨리 실행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경제재정연구포럼은 김광림 새누리당 의원과 장병완 국민의당 의원을 공동 위원장으로 둔 여야 의원들의 경제 연구단체다. 이날 강연에는 여야 의원 30여 명이 참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