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실리콘밸리은행 파산사태 여파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전망이 나왔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4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 파산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금융당국의 개입조치에도 미국 2년물 국채금리가 급락했다”며 “3월 공개시장위원회(FOMC)는 금융체계 안정에 중점을 두고 금리를 최대 25bp(1bp=0.01%포인트) 인상하거나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실리콘밸리은행 파산사태 여파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전망이 나왔다. 사진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왼쪽)과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 <연합뉴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이 최근 파산해 금융시장의 불확실성과 불안감을 키워오고 있다.
실리콘밸리은행은 신생기업과 벤처캐피탈 펀드를 주 고객으로 두고 있었기 때문에 기업들의 줄도산 우려가 나왔다. 또한 일주일 사이에 가상화폐전문은행인 실버게이트은행과 시그니처은행도 문을 닫아 전체 은행권으로 불이 번지는 것이 아니냐는 위기론도 제기돼 왔다.
미국 재무부와 연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이에 발빠르게 예금 전액보호 조치를 발표하며 위험 진화에 힘쓰고 있지만 시장의 불안감은 남아 있는 모양새다.
김 연구원은 “미국 금융당국의 개입조치에도 금융시장 불안으로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3.918%까지 급락해 4%를 밑돌았다”며 “이는 전날보다 57bp 내린 것으로 안전자산 선호심리와 금리인상 기대감이 후퇴했다는 것을 반영한다”고 바라봤다.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금융정책에 민감해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를 뚜렷하게 선행하는 모습을 보인다. 하루 만에 50bp 하락한 것은 117bp가 빠졌던 1987년 10월 22일 뒤로 36년 만에 최대다.
다만 과거 금융당국의 예금전액 보호조치가 효과를 발휘한데다 실리콘밸리은행의 특수성 때문에 파산사태는 금융권 전반의 위기로 확산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김 연구원은 “2008년과 1010년에 TAGP 전액보호와 도드-프랭크법 전액보호 프로그램이 가동됐을 때 예금자들이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해 지방과 소형은행의 뱅크런을 방지하고 안정적 자금조달에 기여했다”며 “특히 실리콘밸리뱅크는 상대적으로 증권을 자산으로 많이 보유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유동성과 자본상태가 좋은 대형은행권역으로 전염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하이투자증권 자료에 따르면 실리콘밸리은행의 수익자산 가운데 증권 비율은 58%였다. 반면 은행권 평균은 24%로 집계됐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