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이 이르면 올해 출시하는 증강현실 헤드셋의 소프트웨어 완성도가 미흡한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기기에서 선보인 증강현실 콘텐츠 활용 예시. |
[비즈니스포스트] 애플이 이른 시일에 공개할 것으로 예상되는 증강현실(AR) 헤드셋의 인터페이스 등 소프트웨어 완성도가 다소 미흡한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7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은 증강현실 헤드셋 ‘리얼리티 프로’가 애플워치와 같은 제품으로 자리잡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시장에 처음 출시될 때는 소프트웨어 등 측면에서 다소 부족한 모습을 보일 수 있지만 꾸준한 업데이트를 통해 이러한 문제를 개선해 나갈 것이라는 의미다.
리얼리티 프로는 사용자가 머리에 착용하는 고글 형태 제품으로 전용 프로세서와 디스플레이를 갖춰 증강현실 및 가상현실(VR) 콘텐츠를 모두 구동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메타 등 경쟁사가 판매하는 제품과 달리 전용 리모콘이나 컨트롤러를 사용하지 않고 사용자의 손과 눈의 움직임을 인식해 입력장치로 활용하는 카메라와 센서 등이 탑재된다.
다만 블룸버그에 따르면 핵심 기술로 꼽히는 가상 키보드의 완성도가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사용자가 화면에 띄워진 가상 키보드를 손으로 타이핑해 글자를 입력하는 기술이 적용되지만 편의성이나 정확도 측면에서 다소 뒤떨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리얼리티 프로는 아이폰과 연결하지 않아도 초기 설정이나 앱 실행 등 기능을 대부분 활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개발되고 있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다수의 사용자들이 여전히 손에 아이폰을 든 채로 헤드셋을 사용해야만 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앱 검색이나 입력을 위해 활용하는 가상 키보드가 불편하기 때문에 아이폰을 입력 장치로 활용해야만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애플은 올해 6월에 리얼리티 프로를 처음으로 공개한 뒤 연말부터 판매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초기 제품 이후에 순차적으로 출시될 후속 기기도 이미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연내 출시되는 리얼리티 프로는 약 3천 달러에 판매되며 보급형 제품은 ‘리얼리티 원’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리얼리티 프로 2세대 제품도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리얼리티 프로에 맥북 등 컴퓨터에 탑재되는 M2 프로세서가 적용돼 그래픽 처리와 성능 측면에서 장점을 발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후속 기기에는 M3 또는 M4 프로세서가 활용될 공산이 크다.
애플의 증강현실 헤드셋이 블룸버그의 예측대로 뛰어난 성능을 보이더라도 키보드 입력과 같은 인터페이스 측면의 요소가 개선되지 않으면 사용자들에게 만족감을 주기 어려울 수 있다.
더구나 리얼리티 프로는 애플이 아이폰 이후 약 13년 만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진정한 새 플랫폼과 하드웨어라는 점에서 첫 제품의 성공 여부가 미래 성장에 중요한 변수로 자리잡을 수 있다.
결국 애플은 리얼리티 프로를 정식으로 출시하고 초반 판매를 시작할 때까지 이러한 단점을 해결해 시장에서 제품의 우수성을 인정받아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애플은 증강현실 헤드셋의 성공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를 단순히 게임과 동영상 등 일상적 콘텐츠뿐 아니라 교육 분야에서 활용해 수요를 확보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특허 전문매체 페이턴틀리애플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증강현실 기기를 교육용으로 쓸 수 있도록 눈으로 보이지 않는 와이파이 신호 등을 시각화해 보여주는 기술 특허를 출원했다.
애플이 리얼리티 프로를 통해 기술력을 인정받지 못하면 이미 진행되고 있는 후속 제품의 개발 및 출시 계획이나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장을 개척하려는 목표는 현실화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메타버스 시장의 선두기업으로 꼽히는 메타를 비롯해 최근 구글 및 퀄컴과 손잡고 증강현실과 가상현실 사업 진출을 선언한 삼성전자와 경쟁도 애플에 쉽지 않은 숙제로 남아 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