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2023-01-05 16: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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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정부가 HMM 매각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HMM 경영이 정상화됨에 따라 올해 경영권 매각 타당성을 검토하고 인수 후보군을 분석하는 등의 작업을 위한 컨설팅을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르면 1분기 안에 HMM의 민영화를 공식화한 후 연내에는 매각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진다.
▲ 김경배 HMM 대표이사 사장이 5년간 총 15조 원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데 눈앞의 실적 하락이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막대한 재원이 소요되는 투자 계획을 집행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5일 해운업계에서는 정부가 HMM 민영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매각 작업이 단시일 내에 마무리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세계 경기가 침체하면서 해운운임이 1년 만에 80% 이상 떨어진 게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해운운임이 내려감에 따라 당분간 HMM 기업가치가 하락할 수 있고 이렇게 되면 HMM 인수 후보를 찾는 게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글로벌 해운운임 지표인 상하이콘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해 12월30일 1107.55로 같은 해 1월 첫째 주 5109.60보다 78.3% 주저앉았다. 해운업계에서는 통상 상하이콘테이너운임지수가 1천 밑으로 내려가면 국내 해운사의 손익분기점 아래로 떨어진 것으로 본다.
이와 관련해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상하이콘테이너운임지수가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각 선사의 원가구조에 달려있다"며 "해운업계 호황기 동안 각 선사의 원가구조에 많은 변화가 있었던 만큼 구체적인 실적이 나와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대형 해운사들의 선박 발주량은 늘었지만 경기 침체에 따른 물동량 감소가 예상돼 '치킨게임'이 펼쳐질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해운 경기 하강이 가시화되면서 HMM에 대한 투자 매력은 감소한 상황이다.
5일 HMM의 시가총액은 약 9조6천억 원으로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의 지분 가치는 약 3조9천억 원에 이른다. 이를 감안하면 국내에서 HMM을 인수할 여력을 가진 기업은 많지 않다.
현재 HMM 인수 후보군으로 포스코, 현대차그룹 SM그룹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해운업계에서는 이처럼 해운 경기 하강이 HMM 매각 작업뿐만 아니라 김경배 HMM 대표이사 사장이 추진하는 중장기 경영 전략에도 악재가 될 수 있다고 바라본다.
김 사장은 5년간 총 15조 원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데 전략을 수정할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눈앞의 실적 하락이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막대한 재원이 소요되는 투자 계획을 집행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HMM이 지난달 진행한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두고 해운업계에서는 경기 하강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HMM은 투자 계획은 변함없이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보유현금만 16조 원에 이르러 5년간 투자 여력은 충분하다고 설명한다.
HMM은 올해 3분기 말 기준으로 현금성 자산 10조3123억 원, 국공채와 정기예금 등 금융자산 4조616억 원, 주식 등 당기손익인식자산 1조4636억 원 등 약 16조 원이 곳간에 쌓여있다.
해운업계의 한 관계자는 "HMM 입장에서는 투자 계획을 미루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며 "투자는 적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 경기 변동 주기에 맞춰 장기 투자계획을 실행에 옮기지 않으면 향후 더 큰 비용을 치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HMM은 지난해 7월 선박·터미널·물류시설 등 핵심자산에 10조 원, 선사·친환경 연료·종합물류 등 사업 다각화에 5조 원, 온라인 플랫폼 구축·운영관리시스템(ERP) 고도화 등 디지털 시스템에 1500억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구체적으로 선복량 규모를 현재 82만TEU(20피트 컨테이너 적재량단위)에서 2026년까지 120만TEU로 확대하고 벌크 선대를 현재 29척에서 55척으로 확장한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