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VS(자동차 전장)사업본부의 영업이익이 올해 연간 기준으로 TV사업의 영업이익을 추월했을 것으로 추정하는 분석도 나온다. LG전자가 애플과 협력을 성사해 애플카 공급망에 진입한다면 전장사업은 날개를 달 것으로 전망된다.
▲ LG전자가 전장사업의 기반을 탄탄하게 다지면서 애플의 전기차 애플카의 공급망에 주요 협력사로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애플의 전기차 출시 시점이 점차 가시화하면서 LG전자를 비롯한 LG그룹 계열사들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LG전자를 비롯한 LG그룹 전장업체들은 전기차의 핵심부품을 동시에 납품할 수 있는 사업구조를 확보하고 있다”며 “만약 애플이 전기차를 2026년 출시한다는 방침을 확정한다면 내년부터 애플카의 부품공급망 구성에 착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애플의 차세대 전기차 애플카는 애초 2025년에 출시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애플이 최근 완전자율주행 등의 사양을 낮추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오히려 애플카 출시 가능성은 높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전기차 출시계획을 2025년에서 2026년으로 1년 미루고 완전자율주행차 개발 계획도 축소할 것으로 바라봤다.
애플이 2025년 출시하려고 했던 전기차는 운전대와 페달이 없는 레벨 5단계의 완전자율주행차였는데 이를 3년 안에 양산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애플이 일반 전기차와 같이 운전대와 페달을 포함하고 고속도로에서만 완전자율주행 기능을 지원하도록 사양을 변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현실성이 높아졌다는 시선이 많다.
전자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모바일 신제품의 경우 2년 전부터 개발에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전기차는 새로운 사업분야인 만큼 그보다 더 이른 시점에 공급망 구축에 나설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미국의 중국에 대한 무역제재와 중국의 경직된 정책 등을 감안해 애플이 중국에 의존하던 부품 공급망을 옮기면서 LG전자를 비롯한 LG그룹 전장업체를 활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국경제TV는 22일 LG전자를 비롯해 LG에너지솔루션, LG이노텍 등 전기차와 관련된 계열사이 서로 협의체를 만들어 애플과 협력을 타진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애플은 중국의 엄격한 ‘제로코로나’ 정책 강화 움직임에 아이폰14 시리즈 생산에서 어려움을 겪은 바 있어 탈중국 전략에 속도를 더하고 있다. IT전문매체 맥루머스는 인도 경제매체 민트를 인용보도하면서 애플이 앞으로 2년 간 인도에서 아이폰 생산능력을 3배 가까이 늘릴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같이 애플의 공급망에서 탈중국 흐름이 새로운 성장동력인 전기차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면 배터리와 전장부품 등 전기차 부품 풀라인업을 갖추고 있는 LG그룹이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 그 중심에서 LG전자 자동차 전장사업부가 핵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자동차 사업본부는 올해 2분기에 26분기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뒤 하반기에도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2022년 연간 기준 1900억~2천억 원 대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추정된다.
LG전자 자동차 전장사업부 영업이익은 올해 연간기준으로 사상 최초로 TV(HE) 사업부의 실적을 넘어섰을 것으로 분석되는데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런 추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메리츠증권은 2022년 연결기준으로 VS사업본부의 영업이익이 1980억 원, HE사업본부의 영업이익이 479억 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2023년에는 VS사업본부의 영업이익이 4130억 원으로 늘어나면서 HE사업본부의 영업이익(1690억 원 전망)을 지속해서 앞지를 것으로 전망했다.
LG전자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LG전자가 전장사업에서 흑자기조를 이어가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다만 일각에서 알려진 것처럼 애플과 전기차 분야에서 협력하기 위해 그룹차원의 협의체를 꾸렸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