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유 기자 jsyblack@businesspost.co.kr2022-11-13 15: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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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조선3사(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가 장악하던 대형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시장에서 중국 조선사들의 추격이 빨라지고 있다.
여전히 국내 조선3사의 기술력을 따라오기는 힘들다는 시선도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중국 조선사들과 차별화한 LNG운반선 이후 먹거리를 준비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 1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LNG운반선 시장에서 중국 조선사들의 추격이 빨라지고 있다. 이에 조선3사는 LNG운반선 이후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메탄올, 암모니아, 연료전지, 원자력 등 친환경 에너지원을 중심으로 한 친환경 선박 개발에 더욱 몰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조선3사는 메탄올 추진 선박, 암모니아 추진 선박, 수소연료전지 추진 선박, 원자력 추진 선박 등 친환경 선박 기술 개발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
13일 조선업계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세계 선박 수주 1위' 자리는 중국이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10월 세계 선박 수주량은 한국이 1465만CGT(표준선환산톤수)로 점유율 42%를, 중국이 1581만CGT로 점유율 46%를 차지했다.
국내 조선3사의 도크(썬박 건조시설) 예약이 2026년까지 대부분 가득 찬 점을 고려하면 올해 남은 2개월 동안 한국이 중국을 역전하기는 쉽지 않은 셈이다.
지난해에도 중국은 세계 선박 수주 점유율 49%(2548만CGT)로 점유율 34%를 기록한 한국(1768만CGT)을 크게 따돌렸다.
올해는 중국 조선사들이 대형 LNG운반선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한 것이 눈에 띈다.
중국 조선사들은 올해 상반기 대형 LNG운반선 26척을 수주했는데 지난해 상반기 수주했던 1척과 비교하면 대폭 늘어난 것이다. 중국 조선사들은 올해 10월까지 29척의 대형 LNG운반선을 수주했다.
한국 조선사들의 도크가 가득 차 그 물량이 중국으로 넘어가기도 했고 여전히 한국 조선사들의 LNG운반선 기술력이 우위에 있다는 점에는 의문이 없다.
다만 중국 조선사들이 LNG운반선 건조 역량을 더 확보해 간다면 국내 조선사들도 안심할 수 없다는 시선이 나온다.
국내 조선3사가 경제성을 고려해 연간 대형 LNG운반선 건조 능력을 현재 65척 이상으로 늘릴 수 없는 상황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LNG운반선 수요 증가는 중국 조선사들에 기회가 될 수 있는 셈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중국 조선사 가운데 후동중화만이 대형 LNG운반선을 담당했는데 지난해 말부터 강남조선과 대련조선, 양지장조선도 LNG운반선 건조 역량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대형 LNG운반선 신조선가는 한국보다 15~20% 낮아 기술력에서 열위를 보이는 데 이는 한국이 건조해줄 수 없는 상황에서 위험을 감수하고 중국 조선사에 발주를 하는 것이다”며 “다만 LNG운반선 반복건조를 통해 중국이 LNG운반선 시장에서 품질과 성능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리스크가 한국에 열려 있다”고 말했다.
이에 조선3사는 LNG운반선 이후 먹거리 창출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조선3사는 모두 수주 성과의 3분의 2 이상을 LNG운반선으로 채웠다.
조선3사는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는 메탄올 추진 선박, 암모니아 추진 선박, 수소연료전지 추진 선박, 원자력 추진 선박 등 친환경 선박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선박 운항의 탄소감축 로드맵으로 2008년과 비교해 2030년 40%, 2050년 70% 감축안을 세워둔 상태다.
메탄올 추진 선박에서는 조선3사 가운데 한국조선해양이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메탄올은 기존 선박유과 비교해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온실가스 등의 배출을 대폭 줄일 수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메탄올 추진 선박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세계 최대 선사인 덴마크 머스크와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8월 세계 최초로 1만6천TEU(20피트 표준 컨테이너 단위)급 메탄올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 8척 건조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시작으로 올해 10월까지 모두 19척의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을 수주했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도 HSD엔진과 함께 메탄올 추진선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조선3사는 중장기적으로 암모니아 추진선, 수소연료전지 추진선, 원자력 추진선 등 이산화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 친환경 선박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조선3사 모두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암모니아 추진선을 개발하고 있다. 조선3사는 미국, 영국, 한국 등 각국 선급과 협력해 암모니아 추진선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10월 글로벌 에너지기업 쉘, 두산퓨얼셀 등과 함께 ‘선박용 연료전지 실증을 위한 컨소시엄’ 본계약을 맺고 2025년부터 쉘이 운용할 대형 LNG운반선에 고효율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를 탑재하기 위한 실증에 나선다.
대우조선해양은 9월 국내 최초로 개발되는 ‘한국형 수소연료전지 예인선’ 사업의 추진 업체로 선정됐고 연료전지 등 전기를 동력으로 하는 선박 시스템을 육상에서 시험할 수 있는 ‘전동화 육상시험시설’도 문을 열었다.
삼성중공업은 9일 노르웨이 선급인 DNV로부터 ‘액화수소 연료전지 선박 추진 시스템’의 기본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삼성중공업은 고분자전해질 연료전지(PEMFC)와 고체산화물 연료전지를 선박에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원자력 추진선 분야에서는 한국조선해양이 최근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설립한 소형모듈원자로(SMR)기업인 테라파워에 3천만 달러(425억 원)을 투자하며 기술개발을 본격화했다. 이에 앞서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6월부터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함께 해양 용융염원자로(MSR) 기반 원자력 추진선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제해사기구가 탄소배출 감축안을 강화하는 추세이며 이를 위한 메탄올, 암모니아, 수소로 이어지는 친환경 연료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며 “친환경 수요는 이제 시작이며 중장기 조선·해운 수요를 견인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