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메타버스나 자율주행차 등 4차산업의 미래 기술을 구현하는 데 광학솔루션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런데 4차산업의 각종 기술들이 고도화할수록 광학솔루션 기술도 따라서 진화할 필요가 있다.
그 가운데 라이다 기술은 향후 광학솔루션 경쟁에서 승부처가 될 중요한 지점 중 하나다.
라이다가 뭐길래 4차산업에 필요하고 앞으로 어떤 기술적 문제들이 해결돼야 할까? 국내 대표 광학솔루션 기업 LG이노텍과 삼성전기는 라이다와 관련해 어떤 움직임을 보이고 있을까?
현재 스마트폰에 쓰이는 카메라모듈은 공간 인식에 매우 탁월한 부품이다. 그래서 메타버스나 자율주행 등에서도 공간 인식용 카메라를 통해 새로운 시장으로 영역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카메라모듈은 어두운 환경 등에서 작동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광학솔루션이 필요한데 그게 바로 '라이다'이다.
라이다 센서는 빛을 보낸 뒤 물체에 반사돼 다시 돌아오는 빛을 감지해 거리를 측정하는 ToF 센싱 기술을 활용한다. 이를 통해 모든 각도를 스캔해 3차원 공간을 구성하는 기술이다.
메타버스뿐 아니라 자율주행차에서도 필수적으로 탑재돼야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자율주행차의 공간 인식 능력은 사람의 생명과도 직결되는 만큼 어떤 상황에서도 물체를 올바로 인식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자율주행차에 탑재되는 라이다 역시 더 소형화, 경량화하고 양산 비용을 낮추는 게 관건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기업들이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메타버스 관련 기기에 들어가는 라이다는 그보다도 무게와 크기의 제약을 더 많이 받는다.
메타버스를 구현할 확장현실 기기는 안경 형태의 웨어러블인데 여기에 차량용 라이다 센서의 크기와 무게를 감당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가격 문제도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차량용 라이다 가격은 1천 달러 수준이라고 하는데 이 정도면 차량용에서는 쓸 수 있을지 몰라도 웨어러블에서는 지나치게 비싸다고 할 수 있다.
라이다 양산 가격이 더 낮아지고 판매 가격을 낮출 필요도 있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기술개발이 물밑에서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LG이노텍은 기존 최대 고객사인 애플의 확장현실 기기에서 라이다 센서를 공급하게 될 가능성이 많다. 그리고 메타버스 시대에는 애플뿐 아니라 고객사를 더 다변화할 수도 있다.
LG이노텍은 지난해 MS와 손을 잡고 에저 클라우드용 3D센싱 부품 ToF모듈 개발·공급에 협력하기로 했다.
MS는 PC시대에 최강자로 떠올랐지만 모바일 시대에 애플과 구글에 밀린 아픈 기억이 있다. 그런 만큼 메타버스 시대에 다시 주도권을 쟁탈하려는 의지가 강하고 메타버스 관련 기기 개발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LG이노텍과 MS의 협력은 MS 측이 먼저 타진했다고 전해진다. 광학솔루션 분야에서 LG이노텍의 경쟁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럼 삼성전기는 어떨까?
사실 삼성전기보다 삼성전기의 최대주주이자 고객사이자 재료 공급처이기도 한 삼성전자를 더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삼성전자가 세계적 반도체기업이란 사실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LG이노텍도 삼성전자의 이미지센서를 매입하고 있다.
삼성전자 내부 팹리스라 할 수 있는 LSI사업부는 라이다용 반도체인 ‘메타 라이다칩’ 개발을 완료해 놓고 있다.
메타 라이다칩은 초소형 라이다 모듈로 만들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크기 문제는 물론 가격 문제도 해결할 계획도 세운 것으로 파악된다.
앞으로 미래 먹거리인 메타버스와 자율주행차 등에 두루 쓰일 라이다를 놓고 LG진영과 삼성진영의 큰 경쟁이 이뤄지게 될 수도 있다.
앞서 얘기했듯 광학솔루션은 전장용으로도 필수부품이 될 가능성이 높다. 완벽한 자율주행차로 진화해 나가는 과정에서 누가 얼마나 광학솔루션을 잘 만들고 소형화, 경량화하면서도 양산 비용을 낮추느냐가 중요한 경쟁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장용에서 삼성전기가 테슬라에 카메라모듈을 납품하기로 하며 앞서나가는 것 같더니 LG이노텍도 곧이어 테슬라에 1조 원대 카메라모듈을 수주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메타버스와 자율주행 등 4차산업의 핵심 부품으로 떠오른 광학솔루션. 누가 이 경쟁에서 승리할지는 모르지만 이 경쟁이 누가 꼭 죽어야만 끝나는 성질의 것은 아니다.
경쟁을 통해 서로 발전하면서 4차산업의 과실을 모두 누리게 될 가능성이 더 많다.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