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도형 아비커스 대표이사가 12일 인천 중구 왕산 마리나에서 열린 '레저보트 자율운항 시연회' 뒤 열린 합동 인터뷰에서 자율운항 분야의 글로벌 탑티어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임도형 대표가 이끄는 아비커스는 현대중공업그룹 스타트업 1호 회사다.
자율운항선박 세계 1위를 꿈꾸는 임 대표는 내년에 레저보트 자율운항솔루션을 상용화해 자율운항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13일 현대중공업그룹 자율운항솔루션 계열사 아비커스에 따르면 임 대표는 미국 레저보트 시장을 바라보고 자율운항솔루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임 대표는 전날 인천 중구 왕산 마리나에서 가진 합동 인터뷰에서 아비커스의 단기·중장기 계획에 대해 “레저보트 자율운항솔루션을 발전시켜 올해 미국 국제 보트쇼에서 선보일 예정”이라며 “본격적 상용화 시기는 내년으로 보고 있으며 궁극적으로 상선뿐 아니라 레저보트 분야에서도 글로벌 탑티어가 되는 것이 목표다”고 밝혔다.
임 대표는 미국 레저보트 시장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임 대표는 “세계 레저보트는 1천만 척이 넘고 연간 새로 만들어지는 것(20만 척)과 개조가 필요한 것을 더하면 200만 척에 이른다”며 “특히 미국에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고객을 중심으로 레저보트 자율운항솔루션을 향한 니즈(수요)가 많다”고 분석했다.
국내 조선3사(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가 1년에 제작하는 고부가가치상선이 500척인 것과 비교하면 중장기적으로 레저보트 시장에서 자율운항 사업기회가 많다고 보는 것이다.
아비커스는 2020년 12월 한국조선해양 미래기술연구원 자율운항연구실에서 독립해 설립된 뒤 1단계 자율운항솔루션을 통해 210여 건의 수주를 달성했다. 아비커스가 현재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레저보트 자율운항솔루션은 2단계에 해당한다.
국제해사기구는 자율운항을 △선원이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1단계 △선원이 승선해 원격으로도 제어하는 2단계 △선원이 미승선하거나 최소인원만 승선해 원격으로도 제어하고 기관 자동화가 이뤄진 3단계 △완전 무인 자율운항이 가능한 4단계 등 네 단계로 구분한다.
자율운항 기술개발에서 현대중공업그룹과 한국이 보유한 인프라를 핵심 장점으로 꼽았다.
임 대표는 “자율운항솔루션을 향상하기 위해서는 딥러닝에 필요한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데 아비커스는 데이터 리더십을 확보하고 있다”며 “현대중공업그룹은 세계 1위 조선사로서 가장 많은 선박 운항 관련 데이터를 지녔고 이를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의 우수한 IT 인력 인프라 역시 장점”이라며 “아비커스 연구원들은 자동차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개발자, 쿠팡 소프트웨어 개발자, 군사용 무인선 개발자 등 다양한 경험을 지닌 인력들로 구성돼있다”고 덧붙였다.
아비커스는 지난해 6월 포항 운하에서 12인승 크루즈 선박의 자율운항 시연회, 올해 6월 세계 최초 18만㎥(입방미터)급 초대형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의 자율운항 대양(태평양) 횡단 등을 진행했다.
임 대표는 “자율운항 시연회, 대양 횡단 등을 통해 더욱 개선해야 할 점도 확인했다”며 “특히 대형 선박이 연안을 지나 정박할 때 어망 등 다수의 작은 장애물을 회피하는 것에서 어려움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자율운항솔루션 시장이 개화하는 단계에서 긴 호흡으로 접근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임 대표는 “자율운항솔루션 시장은 이제 막 열리는 시점이고 3단계 자율운항의 자율도를 가지는 대형 선박이 상용화하려면 국제해사기구의 규정 개정 등과 같은 절차가 필요해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며 “다만 아비커스는 1단계, 2단계 자율운항솔루션에서 리더십을 확보한 뒤 3단계, 4단계로 넘어가 시장을 지속해서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아비커스는 대형 선박용 2단계 자율운항솔루션의 상용화를 올해 안으로 이뤄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7월 미국선급(ABS)로부터 대형 선박용 2단계 자율운항솔루션에 관한 기본인증(AIP)을 받기도 했다.
임 대표는 1973년에 태어나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기계공학으로 석사학위를 받고 2000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했다.
임 대표는 2017년 현대중공업 동역학연구실장, 2018년 한국조선해양 디지털기술연구센터장, 2019년 한국조선해양 자율운항연구실장을 거쳐 아비커스 초대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연구원 출신으로서 아비커스의 기술개발뿐 아니라 경영 전반에서도 훌륭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