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공공재개발 1호 사업인 흑석2구역 시공권을 두고 건설사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흑석2구역은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1차 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하면서 수의계약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언급돼 왔다. 하지만 2차 현장설명회에 대형건설사들이 한꺼번에 얼굴을 내밀면서 수주전 분위기가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
3일 서울 동작구 흑석2구역 재개발사업 조합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진행한 시공사 선정을 위한 2차 현장설명회에는 삼성물산 건설부문뿐 아니라 대우건설, 롯데건설, 포스코건설, DL이앤씨 등 대형 건설사 5곳이 한꺼번에 참석했다.
도시정비시장에서는 현장설명회를 예비입찰 격으로 바라본다. 현장설명회에 참석한다는 것은 사업 입찰 의사를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업계는 특히 대우건설의 참석을 눈여겨보고 있다.
흑석2구역 2차 입찰에 삼성물산 건설부문 외 새로운 입찰자가 들어온다면 대우건설일 가능성이 높다는 시선이 많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은 흑석2구역 재개발사업을 두고 계속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2파전 구도를 형성해왔다.
지난 4월19일 진행된 시공사 선정을 위한 1차 입찰에도 당연히 참여할 것이라는 시선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대우건설은 사업 집행부의 편향성을 문제 삼으면서 당시 입찰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러면서 대우건설은 공동시행을 맡은 조합과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편을 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우건설은 당시 흑석2구역 소유주들에게 "흑석2구역 홍보관 운영시점과 관련해 1월19일 현장설명회에 참석한 시공사들이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말할 때도, 집행부가 일반과 상식을 벗어나 특정 시공사의 요구만 들어준 때도, 대우건설은 최고의 조건을 담은 맞춤 제안서로 선택받을 자신이 있었다"며 "하지만 주민대표회의라는 의결기구를 거치지 않은 일방적 경고 조치와 특정 시공사에 편중된 집행부를 보면서 위험부담이 감당할 수 없는 범위라고 판단했다"고 입찰 포기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흑석2구역 재개발사업 2차 현장설명회에 대우건설이 다시 모습을 보일지 여부에 업계의 큰 관심이 쏠렸다.
흑석2구역 재개발사업은 서울시 공공재개발 1호 사업으로 상징성이 있는 데다 입지적 조건도 좋아 대형 건설사들의 물밑 수주경쟁이 치열했다.
올해 초 열린 1차 현장설명회에도 삼성물산 건설부문부터 GS건설, 대우건설, 롯데건설, 포스코건설, DL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 SK에코플랜트 등 시공능력평가 상위권 건설사 8곳이 몰렸다.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대우건설, GS건설 등은 모두 흑석2구역에서 토지 등 소유자를 대상으로 한 개별홍보로 경고조치를 받기도 했다.
대우건설은 경고조치를 2번 받아 최근 시공사 선정 입찰 참가자격 박탈 여부에 관한 주민투표가 진행되는 부침도 겪었다.
다만 투표 결과가 부결되면서 흑석2구역 입찰 기회는 살아남게 됐다.
대우건설은 여전히 흑석2구역 사업 집행부가 공정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2차 현장설명회 참석으로 수주 의지는 여전하다는 점을 드러냈다.
흑석2구역은 서울주택도시공사가 시행을 맡아 서울 흑석동 99의3번지 일대 4만5229㎡ 규모 부지에 지하 7층~지상 49층 규모 아파트 1216세대와 부대복리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2021년 1월 서울 영등포구 양평13구역, 양평1구역 등과 함께 공공재개발 사업지로 선정됐다.
흑석2구역은 동작구에 속해있지만 한강변을 끼고 있고 강남권 쪽 접근성도 좋아 서울시 공공재개발 사업 가운데 최대어로 꼽힌다. 도시정비업계에서는 입지 측면에서는 ‘준강남’이라고 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흑석2구역 조합은 90일 기간을 두고 오는 9월 시공사 선정을 위한 2차 입찰을 마감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