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스텔란티스가 전기차 배터리에 쓰이는 리튬 소재를 미국에서 조달해 북미 지역의 배터리 생산에 활용하는 대규모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각각 캐나다 온타리오주와 미국 인디애나주에 스텔란티스와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을 건설하고 있어 소재 수급 안정화에 수혜를 볼 가능성이 크다.
스텔란티스는 현지시각으로 2일 홈페이지를 통해 신재생에너지 전문업체 컨트롤드써멀리소스(CTR)와 배터리에 사용 가능한 등급의 수산화리튬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CTR이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친환경 방식으로 생산하는 리튬을 사들여 북미 지역의 전기차 생산에 활용하기 위한 목적이다.
공급 규모는 연간 2만5천 톤이며 공급 기간은 10년에 이르는 대규모 계약에 해당한다.
스텔란티스는 현재 북미에 2곳의 전기차 배터리공장을 신설하고 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 인디애나주에 삼성SDI와 배터리 합작공장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
자연히 스텔란티스가 미국에서 확보하는 리튬은 해당 공장 2곳에 공급될 것으로 전망된다.
리튬은 전기차 배터리에서 약 10% 비중을 차지하는 핵심 소재인데 최근 품귀현상이 이어지면서 배터리에 쓰이는 금속 소재 가운데 가장 가파른 가격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스텔란티스가 사들이기로 한 수산화리튬의 가격은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1톤당 1만 달러를 밑돌았는데 현재는 런던금속거래소 기준 1톤당 7만7천 달러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와 리튬 수요 증가에 따라 가격은 당분간 더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스텔란티스의 장기 공급계약 체결은 앞으로 전기차 사업 경쟁력에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도 리튬 물량 확보와 가격 협상에 부담을 다소 덜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스텔란티스의 대규모 공급계약 체결에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배터리 고객사인 스텔란티스가 직접 나서 리튬 물량을 확보해둔 만큼 중장기적으로 소재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을 낮출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스텔란티스는 CTR과 리튬 공급계약 체결을 바탕으로 배터리 생산량을 늘리고 유럽과 북미에 모두 5곳의 배터리 합작공장을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으면서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앞으로 LG에너지솔루션이나 삼성SDI 등 배터리 협력사를 통해 배터리 생산 증설에 나설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스텔란티스의 공격적 전기차사업 확대 전략에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이처럼 중요한 외형 성장 기회를 맞고 있다.
지난해 말 스텔란티스는 유럽에서도 전기차 배터리 생산에 활용할 수산화리튬 최대 9만9천 톤을 5년 동안 나누어 공급받는 계약을 맺었다.
리튬을 비롯한 배터리 소재 공급망이 앞으로 더욱 다양해지면서 수급 안정화에 기여할 수도 있다.
스텔란티스 대변인은 미국 디트로이트프리프레스를 통해 “우리는 전 세계 배터리 생산량을 충족하기 위해 아직 더 많은 소재 확보를 필요로 한다”며 “다만 이번 공급 계약은 북미 지역의 리튬 수요에 큰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