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철우 LS오토모티브 대표이사 사장이 최근 경기도 안양에 위치한 LS오토모티브 본사에서 진행한 비즈니스포스트와 인터뷰에서 해외 생산기지가 위치한 거점을 설명하고 있다. < LS오토모티브 > |
[비즈니스포스트] "10년을 준비했던 전기차 부품 관련 기술이 빛을 보고 있다."
경기도 안양에 있는 LS오토모티브 본사에서 최근 만난 이철우 LS오토모티브 대표이사 사장의 말에서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2008년 LS오토모티브 전신인 대성전기 대표이사를 맡아 올해로 14년째 회사를 이끌고 있는 이 대표는 2012년 내부 연구소를 중심으로 전기차 관련 기술 개발을 시작했다. 그 결과 LS오토모티브가 보유한 기술 대부분이 자체 개발한 것이라고 한다.
LS오토모티브는 자동차 전장부품 전문업체다.
이 대표는 2018년 이모빌리티사업부를 신설해 전기차 부품사업을 본격화했다. 오랜 기간 투자해 확보한 기술력 덕분에 전장부품 사업에 진출한 지 얼마되지 않아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믿고 찾는 회사가 됐다. 2021년말 기준 2조2천억 원의 수주잔고 가운데 75%는 글로벌 완성차업체로부터 확보했을 정도다.
이 사장은 "최근 3년 동안 매년 수주잔고가 2조 원을 넘긴 만큼 이를 바탕으로 2025년에는 매출 1조7천억 원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매출은 해마다 큰폭으로 늘고 있어 목표 달성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LS오토모티브는 2021년 매출 9천억 원, 영업이익 195억 원을 올렸다. 2020년과 비교해 매출은 1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7배 이상 늘었다.
10년 전만 해도 매출 3천억 원가량에 머물며 영업손실을 보던 것과 비교하면 외형과 내실에서 모두 탄탄한 성장세를 보인 셈이다.
이 사장은 해외 생산거점을 활용해 글로벌 수주를 확대하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LS오토모티브는 국내 안산 1~3공장 이외에도 중국(칭다오, 우시)과 멕시코, 인도(첸나이, 푸네)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다.
사드 배치 및 코로나19 영향으로 최근 3년 사이 중국 생산공장의 운영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2019년 4월에 완공한 멕시코 생산공장과 2019년 11월에 인도 생산공장을 증설해 가동해 글로벌 자동차업체로부터 수주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이 사장은 “지난 4년 동안 4400억 원을 투자하며 멕시코와 인도공장 등의 생산역량을 키웠다”며 “멕시코공장과 인도공장의 매출은 연간 최소 30%에서 최대 50%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멕시코와 인도 공장에는 생산시설을 확장할 공간이 남아 있어 수주규모를 더욱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사장의 이런 자신감은 전기차 부품시장의 급격한 성장 전망을 바탕으로 한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부품시장 규모가 2018년 약 222억 달러에서 2025년 약 1574억 달러로 연평균 29.4%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 가운데 전기차 전장부품 비중은 30%에서 최대 70%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사장은 초기 글로벌 시장 진출 때만 해도 회사 인지도가 낮아 어려움이 많았지만 연구개발로 확보한 독자기술로 약점을 점차 극복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처음 해외에 진출할 때에는 단순한 가격경쟁을 할 수밖에 없었다”며 “하지만 고객사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데 힘쓰는 가운데 기술력을 인정받아 해외 고객사를 늘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LS오토모티브 여러 제품 가운데선 특히 전기차 전용 DC-DC컨버터가 기대를 받고 있다.
DC-DC컨버터란 배터리의 고전압직류(DC)를 전자제어장치, 조명, 팬, 와이퍼 등에 쓰이는 저전압직류(DC)로 변환하는 장치다.
LS오토모티브의 주요 고객사인 현대차는 최근 전기차 배터리와 모터가 800V 고전압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를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배터리가 고전압일수록 높은 출력으로 급속충전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최근 전기차 배터리 전압이 400V에서 800V 이상으로 높아지는 추세다.
이 대표가 LS오토모티브의 800V DC-DC컨버터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다.
또 LS오토모티브는 하이브리드(MHV)차량용 48V 컨버터를 개발해 유럽과 아시아의 주요 자동차부품 주문자상표부착(OEM)업체를 통해 글로벌 10대 완성차업체 가운데 6곳에 납품하고 있다.
이 사장은 “자동차부품사가 글로벌 10대 완성차업체 1곳에 납품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우리는 6곳이나 납품하고 있다”고 말하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 이철우 LS오토모티브 대표이사 사장. < LS오토모티브 > |
이 사장은 LS오토모티브가 보유한 전력변환(Power conversion)기술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전력변환기술은 차량 내 다양한 전장품이 작동하기 위해 전기에너지를 공급하고 제어하는 역할을 하는 핵심기술이다.
이 밖에도 LS오토모티브는 전력변환 기술을 바탕으로 전기차용 가상엔진사운드시스템(VESS), 브레이크 자동제어기능이 장착된 브레이크시스템(Brake Coil Housing), 전자식 변속레버, 운전자 안면인식 시스템, 전동식 충전도어 등 다양한 전장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철우 사장은 1984년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LG전선(현 LS전선)에 입사했다.
LG전선 경영혁신부문장 상무를 지냈고 LG전선이 LG그룹에서 분리돼 LS그룹에 편입되며 LS전선으로 회사이름이 바뀐 이후에는 LS전선 지원본부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일했다.
이 사장은 LS그룹이 자동차전장부품 회사 대성전기를 인수한 이후에는 2008년 11월부터 대성전기 대표이사 사장을 맡아왔다. 이 사장은 2016년 12월 회사이름을 대성전기에서 LS오토모티브로 바꿨고 현재까지 LS오토모티브 대표이사 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LS오토모티브는 LS에이홀딩스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LS에이홀딩스는 2017년 7월 LS엠트론이 53%, 글로벌 사모투자펀드(PEF)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47%의 비율로 출자해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LS에이홀딩스 역시 이 사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명노현 LS 대표이사 사장, 심형석 LS 경영관리부문장, 박정호 KKR 한국법인 대표이사, 유정호 KKR 한국법인 상무가 LS에이홀딩스 기타비상무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