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최근 회계사 수요가 크게 늘면서 회계사 영입경쟁이 치열하다. 회계법인뿐만 아니라 금융회사와일반기업에서도 유능한 회계사를 구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에 따라 헤드헌팅회사에도 회계사를 추천해달라는 요청이 크게 늘고 있다.
31일 재계와 헤드헌팅업계에 따르면 올해 빅4 회계법인이 채용하는 회계사만 1300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금융회사와 사모펀드 벤처캐피탈, 일반기업들까지 회계사 채용을 늘리면서 회계사 영입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치열한 영입경쟁은 회계사의 보상 수준을 계속 밀어올리고 있다.
빅4 회계법인을 중심으로 첫해 연봉 6천만 원대, 5~6년차에겐 억대 연봉을 제시하는 회계법인들도 생겨났다.
인력유출을 막기 위해 파격적 보상을 제시하는 곳이 늘다 보니 회계사의 평균적 몸값도 높아졌다.
회계사 수요가 늘고 보상수준이 높아지면서 회계사 시험 경쟁률도 높아졌다. 공인회계사 시험 응시자는 2019년 9677명에서 올해 1만5413명으로 3년 사이 59%나 증가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회계사 인기는 그리 높지 않았다. 자유수임제도에서 회계법인들이 저가 수임 경쟁에 나서면서 회계사들은 기대수준을 밑도는 연봉과 높은 업무강도에 시달려야 했다.
이 때문에 한동안 회계사는 인기 면에서 전문직 중 하위그룹에 속해 있었다.
그러나 2018년 신외부감사법이 도입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표준시간감사제와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가 도입되자 회계법인들의 수입은 급반등했고 회계사 인기는 치솟았다.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는 기업들이 6년 동안 자유롭게 회계법인을 선임하고 3년 동안 금융당국이 지정하는 회계법인을 선임하게 하는 제도다.
이 제도로 회계법인들은 기업과 '을'의 관계에서 벗어나 적정한 수임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표준시간감사제도는 업종과 규모에 따라 회계감사인이 일정시간 이상을 감사에 투입하도록 강제하는 한 것인데 이 제도 덕분에 회계법인들은 감사에 필요한 시간을 보장받을 수 있어 수입이 늘어났다.
인수합병(M&A) 시장의 활성화도 회계사 인기를 끌어올리는데 영향을 미쳤다.
기업을 실사하고 가치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회계사의 역할이 중요해지자 금융권과 사모펀드, 벤처캐피털이 회계사에 대한 입장을 바꾸고 있다.
국내 최대 헤드헌팅회사 커리어케어의 양우영 상무는 "최근 PE(사모펀드)사들이 회계사들을 많이 영입하고 있다"며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것은 물론 시장가치를 끌어올리는 방법을 찾는 과정에서도 회계사들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반 기업의 회계사 선호도도 예전과 비교해 높아졌다.
특히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가 경영 트렌드로 대두되면서 경영과 세무 분야의 자문수요가 증가한 것도 회계사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회계사들이 ESG 분야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고 경우가 적지 않다.
이종민 커리어케어 상무는 "회계와 재무 지식이 풍부하고 인맥을 활용할 수 있어 회계사를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영입하거나 ESG 관련 핵심역할을 맡기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