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걸 LF 회장이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등 LF의 수익개선에 힘쓰고 있다.
하지만 LF가 국내 패션시장의 전반적인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방어적인 전략만으로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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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F는 남성복 브랜드 '일꼬르소'의 백화점 매장을 올해 완전히 철수하기로 했다. 사진은 LF몰의 일꼬르소 판매페이지 캡처. |
박종렬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23일 “LF가 내놓은 1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돌았다”며 “패션업계가 장기적인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LF가 뚜렷한 타개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LF는 1분기에 매출 3433억 원, 영업이익 145억 원을 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3.3%, 영업이익이 22.0% 크게 줄었다.
LF는 매출이 감소하면서 재고관리비 등 판관비 부담이 늘어 1분기에 영업이익률은 4.2%에 그쳤다. 지난해 1분기보다 1.0%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구본걸 회장은 LF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신규브랜드 출시나 점포확대보다 비효율 매장 정리 등 수익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구 회장은 올해 시무식에서 “신속한 의사결정과 효율중심 경영으로 지속적인 수익창출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국내외 유통망을 재정비하고 효율적인 매장운영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LF는 올해 효율경영 전략의 일환으로 실적이 부진한 ‘질바이질스튜어트’(JILL BY JILL STUART)와 ‘일꼬르소’(ILCORSO) 브랜드를 백화점에서 완전히 철수하기로 했다.
두 브랜드는 앞으로 LF몰 등 온라인을 통해서만 판매된다. ‘백화점 브랜드’라는 인식을 이어가기 위해 가두점 운영은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
LF의 편집매장인 ‘어라운드더코너’도 재정비에 들어갔다. 서울 가로수길과 삼청동, 홍대 및 백화점에서 운영하고 있는 매장 가운데 수익성이 좋지 않은 일부 매장을 정리하고 있다.
LF는 이런 구조조정을 통해 외형이 줄어들고 있는 만큼 전체매출이 크게 늘어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1분기와 같이 매출이 줄면 그에 따른 판관비 비중 확대로 수익개선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다.
구 회장이 추진하고 있는 효율경영 전략이 점포확대나 신규브랜드 론칭 등 외형확대 전략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LF가 백화점에서 매장을 철수하기로 한 ‘질바이질스튜어트’ 등 두 브랜드는 중간 가격대의 브랜드로 패션업계가 ‘고가’와 ‘저가’ 브랜드 시장으로 양극화된 데 악영향을 받았다.
이 때문에 매장 철수로 단기적인 수익개선에 효과를 볼 순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브랜드 경쟁력을 키우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이화영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LF의 국내사업은 올해 실적을 낙관하기 어렵다”며 “LF의 대표적인 토종브랜드들은 모두 중간 가격대로 소비양극화와 가치소비 심화로 수요는 더욱 위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LF는 3천억 원 규모의 풍부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를 활용한 신규 브랜드 도입 등이 필요하다“며 ”새 브랜드 출시와 온라인 채널을 강화하는 등 외형확대 전략이 앞으로 성장에 주요변수“라고 내다봤다.
LF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크게 뒷걸음질했는데 올해 실적도 지난해와 비교해 소폭 상승하는 데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LF는 지난해 매출 1조4300억 원, 영업이익 910억 원을 냈다. 2014년과 비교해 매출은 3.2%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18.8% 급감했다.
LF는 올해 매출 1조4800억 원, 영업이익 940억 원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해보다 매출이 3.5%, 영업이익이 4.3% 소폭 증가하는 것이다.[비즈니스포스트 조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