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안컵 전용 베이징궁런체육관은 70% 완공됐으며 올해 12월 말 준공을 앞두고 있다. |
[비즈니스포스트] 중국축구협회가 코로나19를 이유로 2023년 6월 열릴 예정이었던 아시안컵 개최권을 포기해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중국축구협회가 아시안컵에서 자국의 위신을 올릴만한 성적을 낼 자신감이 없어 섣불리 개최권을 포기한 게 아니냐는 비판까지 제기된다.
15일 직방바(즈보바) 등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국 스포츠 전문가 사이에서 중국축구협회가 아시안컵 개최권을 포기한 명분으로 삼은 코로나19 확산은 핑계에 불과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아시아축구연맹(AFC)는 전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중국축구협회(CFA)와 긴 논의를 거친 끝에 2023년 아시안컵 대회를 주최할 수 없다는 공식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중국은 2019년 6월4일 2023년 아시안컵 개최국으로 선정됐으며 베이징, 톈진, 상하이, 충칭, 청두, 시안, 다롄, 칭다오, 샤먼, 쑤저우 등 10개 도시에서 경기를 진행하기로 했다.
아시아축구연맹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중국이 개최권을 포기하게 된 예외적 상황을 인정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초부터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되면서 중국 주요 도시의 일상생활이 무너졌다. 경제수도로 불리는 상하이는 한 달 반 가량 가장 강력한 방역 대책인 도시 봉쇄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올해 9월에 열리기로 예정돼 있던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1년 뒤로 미뤄졌을 뿐 개최지 반납까지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내년에 진행될 수 있다면 아시안컵 역시 개최 못할 이유가 없다는 시선이 나온다.
나아가 대표팀 실력이 부족해 중국축구협회가 개최권을 포기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실제 중국은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B조에서 1승3무6패의 저조한 성적으로 탈락했다.
특히 아시안컵 개최 예정일이 1년 이상 남은 현재 시점에서 개최권을 포기한 것은 무리하거나 지나치게 섣부른 판단이라는 비판도 쏟아지고 있다.
중국 매체 경제일보(징지르바오)는 중국은 아시안컵 개최권을 포기하면서 큰 손해를 입게 됐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우선 중국이 아시안컵 개최국이라는 입지를 잃게 되면서 중국 국가대표팀이 더 높은 순위를 차지할 수 있는 기회도 사라졌다고 바라봤다. 이에 따라 중국 축구계가 아시아에서 위상을 높일 기회도 잃게 된 것으로 분석됐다.
더구나 개최권 포기로 중국 축구계는 커다란 경제적 손실을 입게 됐다.
개최 예정 도시들은 전용 축구장을 새로 짓거나 기존 축구장을 새롭게 단장하기 위해 대규모 자금을 투입했다.
시안의 경우 6만 명에 이르는 관람객을 수용할 면적 25만 제곱미터 이상에 이르는 축구장을 23억 위안(4339억 원)을 들여 새로 짓고 있다.
베이징에 신축되고 있는 축구장 면적은 13만9304제곱미터에 이르며 18억700만 위안(3409억 원)이 투입됐다.
하지만 개최권 포기로 지방정부들은 물론 협찬사까지 아시안컵에 쏟았던 투자금을 회수하는 일이 불확실하게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즈보바는 "한국이나 일본이 대신 아시안컵을 개최할 가능성은 크지 않으며 올해 11월에 월드컵을 개최할 예정인 카타르가 아시안컵을 이어 받아 개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노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