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글로벌 증시 변동성 확대에 국내 증시도 가라앉아 있어 기업공개 주자들의 상장철회가 속출하고 있다.
연이은 상장철회로 공모주 시장에 한파가 심해진다면 투자자들의 공모주 투자심리 역시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
▲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규상장 주자들의 연이은 증시입성 실패에 공모주 침체기가 도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 pixabay > |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규상장 주자들의 연이은 증시입성 실패에 공모주 침체기가 도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SK쉴더스가 6일 상장 철회신고서를 제출 한 뒤 11일에는 원스토어와 태림페이퍼도 남은 상장 일정을 취소했다.
최근 약 일주일 사이 무려 3곳의 기업이 상장철회를 결정한 것이다.
3곳 모두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한 탓에 공모청약 등 남은 일정을 중단했다.
SK쉴더스는 "글로벌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심화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고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 받기 어려워 진 데 따라 상장 계획을 철회한다"고 말했다.
앞서 현대엔지니어링, 대명에너지, 보로노이 등 상장철회 3건을 더하면 올해들어 상장계획을 중도에서 그만 둔 기업은 무려 6곳에 이른다. 이 가운데 대명에너지는 2월 말 철회신고서를 제출한 뒤 재도전 끝에 16일 상장하기로 했다.
2021년 12개월 동안 상장철회기업이 단 2곳 이었던 데 비하면 5개월도 채 지나기 전에 지난해 1년의 기록을 훌쩍 넘게 된 것이다.
상장 철회 기업이 속출하는 데 따라 2020년 하반기 SK바이오팜에서 시작된 공모주 열풍이 끝나고 장기간 부진이 계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내 기업공개시장은 2017년을 끝으로 2018년부터 3년가량 침체기에 접어들었는데 그 때의 상황이 다시 반복될 가능성도 있다.
2017년에는 상장철회 기업이 한 곳도 없었던 반면 2018년에는 모두 5곳의 기업이 기업공개 계획을 취소했다는 점도 기업공개시장 침체 우려를 높이는 요소다.
연간 기업공개 공모규모는 2017년 7조8188억 원으로 당시 사상 최대규모를 기록한 뒤 2018년 2조6120억 원으로 급격히 감소했다. 2019년 3조2101억 원, 2020년 4조5426억 원으로 한동안 부진이 이어졌다.
2021년에서야 공모규모 19조7084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며 약 3년 동안 이어진 부진의 끝을 맺었다.
2020년 상장한 SK바이오팜은 약 3년 만에 등장한 공모규모만 1조 원에 이르는 대어급 기업공개로 시장의 관심을 한몸에 받은 바 있다.
SK바이오팜 이후 공모주 투자 열풍이 불어온 덕분에 하이브, SK바이오사이언스, 크래프톤, 카카오뱅크 등 대어급 주자들이 줄줄이 증시에 입성했다. 공모주 시장의 화려한 부활을 이끈 셈이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꺼져가는 공모주 투자열기를 되살릴 만한 대어급 주자가 등장하기를 기대하며 앞으로 남아있는 상장예정 기업들을 주목하고 있다.
최근 LGCNS는 국내 주요 증권사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하고 기업공개 주관사 선정 작업에 돌입했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KB증권, 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 등이 후보에 오른 것으로 전해진다.
LGCNS의 기업가치는 5조~7조 원으로 평가되고 있다. 공모규모 역시 조 단위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LGCNS가 이제 막 본격적으로 기업공개 준비에 돌입했다면 현대오일뱅크, 교보생명, 컬리, 골프존카운티 등 대어급 기대주들은 이미 예비심사 청구단계에 접어들었다.
이 외에도 카카오모빌리티, 쓱닷컴(SSG.COM), CJ올리브영, 현대삼호중공업, 현대글로벌서비스 등도 올해 안에 증시에 입성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