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도지코인 등 여러 가상화폐의 가상 이미지. |
[비즈니스포스트] 한국 개발자가 만든 가상화폐 ‘루나’ 시세 폭락을 계기로 가상화폐시장 전반에 큰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외국언론을 중심으로 힘을 얻고 있다.
‘시바이누’ 등 다른 가상화폐 시세도 루나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대거 이탈하고 세계 주요 국가 관계당국의 가상화폐 규제 강화 목소리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13일 CBS뉴스 보도에 따르면 루나 시세가 급락한 뒤 가상화폐 투자심리 악화가 뚜렷해지면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리플 등 다른 가상화폐 시세를 전반적으로 끌어내리는 결과를 낳고 있다.
비트코인 시세가 최근 1년 이래 최저수준까지 하락하면서 가상화폐 투자업계의 ‘큰 손’으로 꼽히던 투자자들까지 시장에서 빠져나오는 데 속도를 내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CBS는 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특히 기관 투자자를 중심으로 가상화폐 투자심리가 더욱 악화하면서 루나 시세 하락의 영향이 널리 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인 개발자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개발한 루나 시세는 한때 119.22달러로 최고점을 찍었지만 최근 며칠 사이 시세가 급락하면서 0.005달러 수준까지 떨어져 거래되고 있다.
루나가 시장 가치를 1달러로 유지하도록 설계된 ‘스테이블코인’ 테라USD와 연계되어 있는 가상화폐라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시세 급락은 많은 투자자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CNN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모든 스테이블코인이 스테이블(stable, 안정적)하지 않다는 점이 증명되었다며 여러 투자자들이 공황 상태에 빠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가상화폐가 안전자산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가 무너지면서 가상화폐 시장 전반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CNN은 테라USD와 루나의 시세가 가상화폐의 내재적 가치에 대한 믿음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투자자들의 신뢰가 무너진다면 시세 폭락은 피할 수 없는 결과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권도형 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루나 가치 회복을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며 투자자들에게 기다려달라는 말을 전했지만 이는 시세 회복에 거의 효과를 내지 못 한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이번 사태가 가상화폐시장 전반을 향한 투자자 신뢰 악화를 이끌거나 투자자 보호를 위한 세계 주요 관계당국의 가상화폐 규제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루나를 매수한 가상화폐 투자자들의 잠재적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사회적 문제로까지 발전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만큼 정부 차원의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IT전문지 애널리틱스인사이츠는 시바이누와 같은 다른 가상화폐도 주요 투자자들의 이탈로 충분히 루나와 비슷한 전철을 밟을 수 있다며 상황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투자자들이 가상화폐의 내재적 가치에 관련한 신뢰를 잃는다면 이는 돌이킬 수 없는 시세 폭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CNN은 다수의 가상화폐 투자자들과 규제당국이 모두 루나의 시세 하락 사태를 면밀히 살피면서 이번 사태가 불러올 나비효과에 대비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장관이 최근 의회에서 스테이블코인의 위험성을 언급하면서 어느 정도의 규제 틀이 필요하다는 시각을 내놓은 점이 대표적 예시로 꼽힌다.
미국 바이든 정부는 이미 3월부터 러시아의 가상화폐를 활용한 경제제재 우회 시도에 대응해 가상화폐 관련된 규제체계를 정비하는 행정명령을 추진하고 있었다.
루나 시세 폭락에 따른 미국 투자자들의 대규모 손실은 정부의 규제를 더욱 가속화하는 촉매제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
유럽연합도 가상화폐의 환경적 영향 등을 고려해 채굴과 거래 등을 규제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던 만큼 전 세계 주요 관련당국의 가상화폐 규제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로뉴스는 “루나 투자자들의 손실은 가상화폐와 관련한 규제가 이미 너무 늦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더욱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